▲ 사드저지 평화회의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고(故) 조영삼님 선종 애도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조영삼씨 사망’ 한강성심병원 앞 시민단체 긴급 기자회견
“文정부, 사드배치 관련된 모든 행위 즉각 중단해야”

[천지일보=임혜지 인턴기자] 독일에서 망명해 사드 반대를 외치며 분신을 시도한 고(故) 조영삼(58)씨가 끝내 숨졌다.

사드를 반대하는 시민사회 단체로 구성된 ‘사드저지 평화회의’는 20일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전 9시 34분께 조씨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한 건물에서 인화물질을 몸에 뿌리고 스스로 불을 붙여 분신을 시도해 전신 3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분신 당시 조씨의 주머니에선 ‘사드배치는 긴장을 초래하고 전쟁의 가중시킨다’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정부, 미국에 당당히 말하고 성공 기원한다’ 등의 글이 적힌 메모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조영삼씨 사망의 책임은 사드배치를 강행한 문재인 정부와 그 뒤에서 사드배치를 강박한 미국에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사드배치와 관련된 모든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조씨의 죽음은 국가적 문제로 가득한 비통한 죽음”이라며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의 평화와 생존권을 위해, 조씨의 죽음이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시민사회는 사드철회라는 입장을 더욱 명백히 밝히고 정부에 엄중히 경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해윤 원불교 성주성지수호 비상대책위 교무는 “조씨의 유서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하는 우리의 유서와도 같다”며 “문재인 정부는 고인에 대해 사죄하고 다시 평화를 원하는 국민의 편에 돌아와 사드 배치 철회와 현재의 남북 대결의 구조를 바꾸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조씨는 1995년 북한에 송환된 비전향 장기수(사회주의 사상이나 공산주의 사상을 포기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감옥에서 장기간 복역한 인민군 포로나 간첩) 이인모씨의 연락을 받고 유럽을 거쳐 밀입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조씨는 1999년 독일로 망명해 생활하다 지난 2012년 다시 귀국한 뒤 국정원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을 복역한 바 있다.

조씨의 빈소는 한강성심병원 1호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이들은 유족과 논의해 조씨의 장례를 ‘사회장’으로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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