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2년 전 시리아 난민 어린아이들의 죽음은 세계인을 비탄에 빠지게 했다. 최근 미얀마국내 이슬람교도 로힝야족은 불법이민자로 탄압을 받아 30만명이 살던 곳을 떠나 방글라데시로 탈출하고 있다.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은 종교분쟁 성격을 띠고 있다. 지금까지 3천명 정도가 학살됐다고 한다. 미얀마의 종교분쟁은 영국식민지가 만든 갈등으로 시리아전쟁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여기서 또 얼마나 많은 죄 없는 사람들이 죽어갈지 모른다. 

유럽의 통계학자가 만든 이주민 파일(The Migrant Files)에 따르면 지난 15년 동안 전쟁을 피해 유럽으로 입국한 난민은 12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엄청난 난민이 발생하며 바다 난민이 생길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들 세계 분쟁지역의 난민상황이 남의 얘기처럼 들리지 않는다. 

한반도는 지금 일촉즉발의 전쟁위기에 놓여 있다. 남북한은 휴전 이후 최고의 긴장 상태를 보이고 있다. 잘못하다가는 민족을 전멸시킬지도 모를 핵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 세계 제3차 대전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만약 핵무기라도 터지는 날이면 삽시간에 도시는 죽음과 방사능의 낙진으로 지옥을 방불케 하는 아비규환이 될 것이다. 서울 상공 1.5㎞에서 핵무기가 터지는 날이면 25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다는 시뮬레이션이 충격을 주었다. 평양에 핵이 떨어져도 도시가 흔적 없이 사라진다는 얘기도 있다. 우리 민족은 통합이 되기 전에 절망과 멸망의 길을 걸을지 모른다. 5천년 역사를 어디서 찾으며 찬란한 전통문화의 가치가 존재할 수가 있겠는가. 

남북분단은 제2차 대전 직후 미·소 간 동서냉전의 산물이다. 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패망했는데 그 죗값은 36년간 식민의 질곡 속에 살아왔던 우리 민족이 감당하는 꼴이 됐다. 

이제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시대는 종언을 고했지 않은가. 한반도를 통일시키려면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얄타회담에서 한반도 분단을 획정한 국가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 지금부터는 유엔이 적극 나서야 한다. 

18일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는 전쟁종식과 평화를 위한 3주년 종교대통합 만국회의 기념식이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주최로 열렸다. HWPL이 유엔에 전쟁종식 국제법으로 상정하기 위해 지난해 3월 공표한 지구촌 전쟁종식 세계평화(DPCW) 선언문 10조 38항은 평화 실현과 전쟁 금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관련해 현재 세계 각국 정치 지도자, 국제법학자, 종교계 지도자, 시민, 학생 등 수십만명이 서명하고 있다. 

이날 본 행사장 5만명을 비롯해 실황중계를 통해 참여한 국내외 인사 20만여명은 한목소리로 한반도 전쟁 종식을 외쳤다. 이번 행사에는 세계 각국의 전직 국가원수, 전·현직 장관, 각국 영부인 및 여성 지도자, 종교계 지도자, 각국 대학총장, 국제 시민단체장 등 모두 121개국 1100여명이 참가했다. 세계 각국의 유력 방송, 신문사 등 53개국 외신 110여명이 취재경쟁을 했다. 

피부색이 다른 세계 각국에서 참가한 이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전쟁은 싫어요” 하고 절규했다. 이들은 이번 행사처럼 전쟁종식에 대한 간절함이 와 닿은 때도 없었다고 말했다. 

6.25 당시 참전해 비극을 체험했던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이만희 대표는 전쟁종식이야말로 지구촌 만민의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선조와 국민이 염원하는 한반도 통일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고 역설, 감명을 주었다. 

이 대표는 “다시는 6.25와 같은 피눈물 나는 참극이 일어나 수많은 젊은이들이 죽임을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하고 “지구촌 종교 분쟁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인륜적 전쟁 행위는 즉각 중지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화성에서 있은 전쟁종식을 위한 세계인의 결의가 북한 땅을 위시, 전 세계 전쟁으로 신음하는 곳곳에 확산되기를 갈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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