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오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하성용 전 대표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소환돼 기자들과 만나 질문을 받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상품권 빼돌려 정치권·군 로비 의혹
수천억원 대 분식회계 정황 드러나
위장협력사 통해 납품대가 챙기기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방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하성용 전 대표가 직원 복지 용도의 상품권을 빼돌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하 전 대표가 위장 협력사를 차려 일감을 몰아준 정황도 포착해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KAI의 핵심 간부 한명이 검찰 조사에서 ‘하 전 대표와 상의해 직원 복지용 상품권 일부를 회사 장부 기록과 다르게 사용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상품권 중 일부는 정치권과 군 관계자를 대상으로 로비용으로 사용됐을 것으로 보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2015년 진행된 감사원 특별감사 결과에서도 KAI는 2013∼2014년 임직원 선물 용도로 52억원 어치 상품권을 구매했으며 이 중 17억 원어치의 사용처가 명확하지 않아 로비에 쓰인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수천억원 대의 분식회계 정황도 드러났다. 분식회계에 가담한 KAI 임원과 실무 직원들도 참고인 조사에서 전산 조작 등 위법행위를 시인했으나 하 전 대표는 관련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 전 대표는 위장 협력업체를 만들어 일감몰아주기를 한 의혹도 사고 있다. 검찰은 하 전 대표가 KAI에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 A사의 실소유주라는 단서를 잡고 양사의 거래 관계를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해당 협력업체 대표로부터 “2013년 하용성 사장이 ‘위장회사를 만들라’고 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일감 몰아주기의 대가로 6억원대의 A사 지분을 차명으로 취득했다는 구체적인 혐의점까지 파악하고 배임수재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