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힝자 인권과 평화를 촉구하는 한국 종교인’ 모임이 19일 서울 용산구 주한미얀마대사관 앞에서 ‘미얀마 정부는 로힝자에 대한 적대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생명존중·자유·평등 보장돼야”

[천지일보=이지솔 인턴기자] 4대 종교계가 지난달 25일 미얀마 정부의 로힝야족(로힝자) 탄압 행위에 대해 한자리에 모여 “종교에는 자유가 있다. 로힝야족의 인권유린 행위에 대해 당장 멈춰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로힝자 인권과 평화를 촉구하는 한국 종교인’ 모임이 19일 서울 용산구 주한미얀마대사관 앞에서 ‘미얀마 정부는 로힝자에 대한 적대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미얀마 정부에 “현 사태를 해결해야 하는 주체가 본인임을 인정하고 로힝야 민간인에 대한 모든 군사작전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로힝야 난민들에 대한 인도주의 구호 접근을 허락하며 평화적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회를 맡은 신대승네트워크 민정희 운영위원은 현 사태에 대해 “8월 25일 미얀마 공격 이후 방글라데시의 난민촌에서 국제기구들이 식량 배급을 하는 가운데 (하루 20000여명의 난민들이 유입되면서) 배급량이 너무 적어서 많은 난민이 뒤엉켜 있는 것을 외신 보도를 통해 봤다”며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아시아인권평화디딤돌(아디) 이동화 평화팀장은 “미얀마 무장세력에 의해 눈에 보이는 생명을 모두 앗아가는 끔찍한 군사작전을 시행하고 사망자 수가 늘어가는데도 미얀마 정부는 400명 정도라고 말했다”며 “하지만 유엔에 따르면 1000여명 이상의 대부분의 미얀마들이 사망했고 다수는 어린이와 여성들이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 끔찍한 상황들은 SNS를 통해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얀마 정부는 그 내용을 모두 가짜 뉴스라며 정치적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로힝자 인권과 평화를 촉구하는 한국 종교인’ 모임이 19일 서울 용산구 주한미얀마대사관 앞에서 ‘미얀마 정부는 로힝자에 대한 적대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며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법일 스님이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법일스님은 불교국가인 미얀마 정부에 “사람의 생명을 종교적으로 또는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라며 “종교든 민족 문제든 간에 폭력과 인권유린의 행위에 대해서 당장 멈춰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사람의 생명에 대한 가치를 알고 미얀마 정부와 그다음으로 영향력 있는 미얀마 선방 스님들이 적극 관심을 가지고 문제해결을 해야 한다”며 “폭력에 저항하지 못하고, 인권이 유린당하고 있는 가운데 불교 신자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은 그건 불자이길 포기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프란치스코 작은형제회 수도회 김종하 신부는 “종교와 민족, 계급과 성별을 넘어서 모든 사람의 생명은 존중받아야 하며 자유와 평등이 보장돼야 한다”며 “하지만 현재 미얀마에서 벌어지고 있는 로힝야족의 집단 학살은 그 어떤 종교에서도 추구하지 않는 폭력과 미움의 불씨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로힝야족의 집단학살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종교간의 분쟁으로 비치고 있지만, 종교분쟁이라는 이름 뒷면에는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며 “특히 정치, 사회적으로 얽혀있기에 인종학살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주변에 있는 중국과 인도 등 강대국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미얀마의 이해관계 때문에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 않다”며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주변 강대국들 또한 정치, 경제적인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사랑과 평화를 추구하도록 미얀마 정부에게 평화적인 해결책을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힝자 인권과 평화를 촉구하는 한국 종교인’ 모임은 개신교, 불교, 가톨릭, 원불교 등 종교인 183명이 뜻을 함께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로힝야족 반군단체인 아라칸 로힝야구원군(ARSA)이 지난 8월 25일 경찰초소를 습격하면서 촉발됐다. 토벌작전에 나선 미얀마 정부군과 반군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정부군이 민간인을 집단공격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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