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문화재의 소중함을 얼마나 느끼고 있을까. 아리랑, 한복, 씨름. 주변에서 쉽게 접해 그 소중함에 무기력한 건 아닐까. 반면 주변국에서는 우리 것의 가치를 깨달아 자국의 것으로 편입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우리에게 처한 문화재의 실태를 알고, 문화재를 지켜나가는 방법을 모색해본다. 또 우리의 무형문화재 중 정선아리랑을 통해 우리 것의 역사적 가치와 소중함을 알아본다.

 

▲ 정선아우라지 뗏목에 얽힌 이야기를 전해주는 정선아리랑 기능보유자 김남기 선생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강원도 정선군 여량면의 정선아우라지. 예부터 강과 산이 수려하고 평창군 대관령면에서 발원돼 흐르고 있는 송천(松川)과, 삼척시 하장면에서 발원해 흐르고 있는 골지천(骨只川)이 합류돼 ‘어우러진다’하여 아우라지라 불리고 있다.

이곳은 정선아리랑의 본고장으로 유명하다. 정선아리랑은 밀양아리랑, 진도아리랑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아리랑으로 꼽힌다. 아우라지 주변에 다섯 개의 산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다. 그 옛날 풍수지리가도 반할만 하다. 여름 장마 때 풍수적으로 양수인 송천 쪽 물이 많으면 대홍수가 나고 음수인 골지천 쪽 물이 많으면 장마가 그친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네 주게
싸릿골 올동박이/ 다 떨어진다
떨어진 동백은 /낙엽에나 쌓이지
잠시 잠깐 임 그리워 /나는 못 살겠네

작은 조약들이 깔린 곳 위로는 아우라지 처녀상이 서 있다. 처녀상은 아우라지 강변을 바라보며 슬픈 표정을 짓고 있다. 강 건너에는 총각상이 손을 내밀고 처녀상을 바라보고 있다.

▲ 정선아우라지 처녀상과 총각상 ⓒ천지일보(뉴스천지)

정선아리랑 기능보유자 김남기 선생은 처녀상과 총각상 이야기를 들려줬다.

“여량에 살던 처녀와 송천에 살던 총각이 깊은 사랑을 하게 됐는데, 하루는 동백을 따러 가기로 약속했으나 지난밤 내린 폭우로 강물이 불어나 나룻배를 건널 수 없게 됐죠. 그 심정이 정선아리랑 애정편에 남아 불리우고 있습니다. 노래는 입에서 입으로 불려 정선 아리랑의 한 가락이 됐습니다.”

아우라지의 슬픈 사연은 뗏목에도 실려 있다. 남한강 상류인 아우라지는 궁궐 등에 사용하는 목재를 한양으로 운반했던 뗏목 터였다. 자동차가 없던 시절, 물로 목재를 수송해 간 것이었다. 하지만 장마철 뗏목을 이끌다가 급류에 휩쓸려 목숨을 잃는 사람이 많았다.

▲ 다섯개의 봉우리에 둘러 싸이고 두개의 물줄기가 만나는 정선아우라지 ⓒ천지일보(뉴스천지)

“뗏목에는 앞사공과 뒷사공이 있어요. 영월까지 가는 도중에 황새여울을 만나는데, 거센 물살에 뗏목 앞동이 푹 빠지죠. 30분 후 앞동이 쏘옥 올라오면 그다음엔 뒷사공이 물속에 30분간 푹 빠져 있습니다. 그때 뗏사공이 정신을 잃으면 죽습니다.”

그렇게 목숨을 담보로 운반한 뗏목이 마포나루터에 무사히 도착하면 뗏목꾼들은 큰돈을 만질 수가 있었다. 그래서 ‘떼돈’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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