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대 청호동 아바이마을. (제공: 국립민속박물관)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속초리’는 어업의 활황과 피난민의 유입으로 활기를 띠게 됐다. 또 설악산 개발과 함께 발전하게 된 관광 산업으로 도시는 새로운 성장의 방향을 찾았다. 실향의 한과 통일의 열망을 가슴에 담아 두고, 도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 실향민과 국제적인 관광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는 속초의 근·현대사를 주제로 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속초시립박물관(속초시장 이병선)과 함께 지난 13일부터 오는 10월 29일까지 강원도 속초시 본관에서 ‘실향을 딛고 세운 도시, 속초’ 공동기획전을 개최한다.

6.25전쟁이라는 민족사의 커다란 아픔을 딛고 실향민들과 함께 일군 속초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하는 이번 전시는 속초를 일군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창이배’, ‘명태낚시’, ‘물지게와 물통’ 등 유물과 사진, 동영상 등 140여점을 선보인다.

프롤로그 ‘창이배, 고깃배에서 생명의 배’에서는 창이배의 변신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6.25전쟁을 기점으로 한 변화상을 보여주고 있다. 일제강점기 본격적인 개발이 진행되기 이전의 속초리 포구 모습을 담은 엽서를 비롯해 지역 유림의 문집인 ‘매곡유고(梅谷遺稿)’, 일제강점기 지도, 6.25전쟁 기간의 유엔군과 중공군의 ‘삐라’, 군인들의 ‘철모’ 등이 소개된다.

▲1950년대 창이배(帆船). (제공: 속초시립박물관)

1부 ‘청호동, 임시 거처에서 영구 터전으로’는 피난살이, 단칸방 판잣집, 아바이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북에서 몰려든 피난민의 정착을 돕기 위한 지침서인 ‘난민등록실시요령’을 포함해 ‘양민증’, ‘전시학생증’ 등 각종 증명서, 구호물자배급대장이 전시된다.

‘속초, 어업 도시에서 관광 도시로’라는 주제로 꾸면진 2부는 갯배, 어업 기지 속초, 관광 도시 속초로 구성됐다.

에필로그 ‘모두의 고향이 된 속초’에서는 전쟁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났지만, 고향을 잊을 수 없는 실향민의 모습을 보여 준다. 이북 고향의 모습을 담은 사진집 ‘두고 온 산하’, 음반, 실향민 이호철의 수필집 ‘명사십리 해당화야’는 이제 속초를 고향 삼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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