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소년들의 일탈과 비행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며칠 전 강원도 강릉에서 10대 여고생이 무면허로 엄마 차를 끌고 나왔다가 배달 오토바이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는 결국 숨지고 말았다. 피해자는 20대 초반의 젊은 가장으로 작년 가을 결혼해 6개월 된 아이가 있어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어느 죽음인들 가슴 아프지 않은 것이 있겠는가마는 이처럼 한 사람의 그릇된 호기심으로 급작스레 목숨을 잃게 되면 그 허망함은 더할 것이다.

운전한 여고생은 단지 호기심으로 차를 몰았다고 하지만 그 호기심이 불러올 파장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듯하다. 더욱이 새벽 2시가 넘은 시각 친구들과 함께 차를 몰았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이들 여고생들의 행적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음주를 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는 실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음주 측정 결과 음주운전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고 하나 사안이 사안이니만큼 좀 더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무면허로 운전한 것만으로도 심각한 범죄인데 사고 후 가해자의 친구가 온라인상에 올린 글이 공분을 낳고 있다. 이 가해자의 친구라는 한 여학생은 페이스북에 “사실이 아닌 부분이 와전되어 답답해 친구를 대신해 글을 남긴다”며 외려 숨진 피해자가 잘못했다는 식의 글을 올린 것이다. 친구가 올린 글에 따르면 가해자인 자신의 친구는 좌회전을 하려고 깜박이를 켜고 직진차가 우선이기에 차를 보냈고 오토바이는 멀리에 있어서 차를 움직였다. 그런데 오토바이가 과속으로 달려왔고 헬멧도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사고를 낸 후 무섭고 두려운 마음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무면허인 채로 운전대를 잡는 순간 뒤에 벌어질 상황을 고려했어야 했다. 호기심도 좋고 자신감도 좋지만 자신뿐 아니라 타인까지도 위협할 수 있는 이러한 상황은 분명 범죄이다.

성인 범죄 못지않은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반성할 줄 모르는 일련의 폭행 사건들과 이번 무면허 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까지 참으로 무섭고도 어지러운 세상이 되어버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민들은 청와대 홈페이지에 소년법을 폐지해 달라는 청원의 글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성인 범죄와 비등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는 말이다. 청소년이 더 이상 청소년이 아닌 세상이 되어버린 것 같아 씁쓸하다. 특히 이번 무면허 교통사고를 일으킨 여고생이 소년법 적용 대상자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년법 폐지 논란에 더욱 불을 붙였다.

청소년들의 범죄가 극성을 부리고 있고, 그 수위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만큼 심각한 정도에 이르자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인 김상곤 부총리가 학교폭력 등 사안의 심각성에 대해 정부도 깊이 통감한다며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김 부총리는 각 부처 간의 역할을 분담해 내실 있는 학교폭력 예방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특히 법무부에서는 형법, 소년법 등 관련 법력의 개정 필요성을 국회와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관계부처 및 전문기관이 함께 학교 안팎의 위기 학생과 청소년 비행을 예방하고 위기 극복 지원을 위한 종합대책을 조속히 수립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날로 심각해지는 청소년 범죄. 누누이 나오는 말이지만 이러한 범죄와 비행을 막기 위해서는 뿌리부터 제대로 교육하고 가르쳐야 한다. 내 자식만 옳고 귀하다는 생각에 응석받이로 키워서는 안 된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도록 바르고 건강하게 키워야 한다.

옛 어르신들이 강조했던 밥상머리교육. 이것이 다시금 살아나야 할 때다. 이를 다시 말하면 인성교육이 될 것이요, 인문학 교육이 될 것이다. 남을 살펴볼 줄 아는 마음, 참고 인내할 줄 아는 마음이 바로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은 바로 사람 됨됨이에 대한 말일 것이다.

참으로 사람이 사람답고, 어린이가 어린이답고, 청소년이 청소년다운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각계각층의 관심과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 무엇보다 어른들의 인식의 변화와 교육 현장에서의 변화가 절실하다. 마음 따뜻해지는 뉴스로 넘쳐나는 세상, 그날이 하루속히 도래하기를, 그 뉴스에 동참하는 우리 모두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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