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봉 대중문화평론가

요즘 초등학생들은 같은 반 친구의 부모를 보고도 잘 인사하지 않는다. 낯선 사람을 조심하라는 요즘 부모들의 주입식 강요 덕분인지 옛날과는 다르게 경계하거나 스스로를 잘 표현하지 않는다.

부족한 인성교육과 더불어 반드시 초등학교 때부터 교육을 받아야 하는 과정이 교통교육이다. 현재 한국의 교통문화는 모두 피부로 느끼지만 후진국 수준이다. 횡단보도에서 보행자들이 다 건너기도 전에 차는 출발해버린다. 타 운전자들을 약 올리기라도 하듯 방향등을 잘 켜지도 않고 끼어든다. 고속도로에서는 안전속도를 유지하면 뒤에서 속도를 높이라고 ‘하이빔’을 쏘아붙인다.

대한민국 운전자들은 끼어들기 선수들이다. 1~2초만 방심하면 바로 뒤에서 오는 차가 차선을 바꿔 끼어들기 일쑤다. 가까운 교통선진국 일본과 비교하면 대한민국은 IT는 선진국, 교통문화는 후진국이다.

보행문화 개선도 시급하다. 보행 도로는 일본식인 좌측통행의 원칙을 따랐었다. 이와 같은 사회 규칙의 혼선으로 인해 사회적 논란이 계속 일어왔었고, 결국 2009년 10월 1일에 법 개정을 통해 모든 도로가 우측통행의 원칙을 따르는 것으로 통일됐다.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우측보행 원칙만 지키면 마주 오는 사람과 걷다가 충돌할 일은 없다.

또 하나의 사회문제가 있다. 바로 스마트폰에 중독된 사람들이다. 스마트폰 전면 보급으로 인해 현재 가장 큰 사회문제 중 하나가 바로 길거리 ‘스몸비(smombie)’ 현상이다. 매일 아침 출퇴근길마다 어느 곳에서나 상대방의 안전을 해치려는 사람들이 있다. 스마트폰을 들고 보면서 걷는, 일명 스몸비들 때문에 적지 않은 보행자들의 충돌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스몸비의 숫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말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에 따르면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중독 위험)이 2011년 8.4%에서 2016년에는 17.9%로 5년 사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지속되고 있는 이러한 일반적 사회문제들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한다.

최근 사회적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인성교육의 부족은 입시위주의 학교문화, 그러한 분위기를 만드는 성인들, 공동체 부재에서 비롯된다. 약한 동기 한 명을 여러 명의 힘 있는 친구들이 폭행하고 영상을 찍고, 그것을 자랑삼아 주변인들에게 알리고 인터넷에 올리는 현상은 모두 제대로 된 인성교육을 등한시하고 신경 쓰지 않았던 학교, 가정, 교육당국이 책임져야할 문제들이다.

청소년전문가들은 부산, 강릉, 서울 등 여중생 폭행 사건이 충동적, 집단적인 전형적 청소년 범죄라고 진단했다. 또래 사회에 부적응하는 학생들이 함께 있으면서 잔혹함이 배가되고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창구를 통해 그들만의 존재감과 과시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 범죄가 심각해지자 장제원·김도읍(자유한국당)·하태경(바른정당)·이석현·전혜숙·김정우(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소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당을 막론하고 대부분 청소년에 대한 형량완화 제도를 폐지하거나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을 담았다.

선진국의 보호관찰관은 1인당 20명을 관리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관리 대상이 200명이 넘는다. 이 중 청소년이 100~150명가량이다. 전문화된 관찰이 제대로 진행되기 힘든 현실이다. 지금의 청소년들은 20~30년 전 청소년들과는 다르다. 영양 상태 발달로 신체구조도 더 커지고 인터넷, 미디어의 발달로 유해 콘텐츠를 훨씬 이른 시기에 접하고 있다. 청소년 범죄 전문가들은 집단폭행, 살인, 유괴, 반인륜적 행동을 저지른 강력범죄 청소년에 한해서는 소년법을 개정해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제는 우리 주변을 다시 둘러볼 때다. 입시위주 교육만 부르짖는 가정과 학교들이 지금의 이런 불행한 사태들을 만들었다. 제대로 된 인성교육, 교통교육을 초등학교 때 필수과정으로 도입시켜 예방에 힘쓰고 사안이 재발하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시작해야 한다. 계속적인 입시 위주 교육과 개인주의 사회 지속은 제2의 부산여중생 폭행사건을 유발시키고 대한민국을 교통지옥으로 만들어 버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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