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정승가공동체 회복을 위한 ‘청정승가공동체구현과 종단개혁연석회의’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조계종 적폐청산 제7차 촛불법회’를 봉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조계종 적폐 눈감는 이, 스님이라 할 수 없어”

[천지일보=이지솔 인턴기자] “‘이번 선거에 얼마나 썼냐, 한 10억은 썼느냐’고 물었더니 ‘10억은 아니고 한 7억 정도 썼습니다’고 말했다. 내가 당사자에게 직접 들은 생생한 증언이고 이게 현실이다.”

대한불교조계종 봉암사 수좌 겸 전국선원수좌회 장로선림위원 적명스님은 지난 9일 대구에서 진행된 불교계 일부 언론들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스님은 금권선거 사례를 거론하며 “선거 때만 되면 모두가 생생하게 느끼는 것이 바로 돈 선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스님은 “나를 많이 따르던 한 스님이 본사 주지에 재임한다기에 ‘한 번 했으니 안 해도 된다’며 만류했다. 하지만 그 스님은 선거에 나갔고 결국 떨어졌다. 그리고는 찾아와서 ‘스님 말씀을 듣고 나가지 말았어야 했는데 돈만 쓰고 욕만 들었다’”고 설명했다.

적명스님은 “근현대 한국불교의 역사를 보면 수좌들이 개혁의 주최 역할을 해왔다”며 “앞으로도 종단을 지켜야 할 사람들은 결국 수좌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날 부패한 종단의 현실을 우리가 바로잡지 않으면 종단의 미래는 없다”면서 “수좌들에게는 문제를 고치려는 의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종단의 잘못돼 있는 점을 눈감으려 하고 지적하지 않으려는 것이야말로 해종행위”라고 꾸짖었다.

스님은 “조계종의 적폐라 하는 일, 만연된 부정부패의 현실에 눈감는 이 있다면 이미 그는 스님이라 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또 조계종 총무원 측이 조계종 적폐청산을 촉구하는 단체를 ‘외부세력’으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 적명스님은 “달리 보면 창피하다는 인식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스님은 “불자들만의 집회라면 모르겠는데 명진스님의 영향으로 재야의 원로랄지 노조 및 기타 등등 시민사회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호응하고 또 주도하는 모습이 비치니 수좌들 사이에도 이를 부끄럽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적명스님은 오는 14일 범불교도대회와 관련해 “불교 집안의 일을 승려들이 나서서 정리해도 모자랄 판에 되레 재가불자들이 목청 높이고 바로잡겠다며 발 벗고 나서는 모습이 그저 고마울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무쪼록 수좌 스님들이 대회에 많이 참석해 성황리에 회향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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