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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평론] 관리는 무릇 백성을 복되게 해야 한다 (2)
뉴스천지  |  newscj@newscj.com
2017.09.10 17: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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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라곤 논설실장/시인

   
 

‘우성룡: 천하제일청백리’ 드라마가 지난주에 26회까지 방영됐으니 중반부를 지나고 있다. 우성룡은 첫 부임지 나성현 지현으로 6년간 근무하면서 백성과 더불어 울고 웃었으며 모든 일에서 백성이 우선이었다. 관리라면 응당 그래야 하지만 멸사봉공은 예나 지금이나 쉬운 일은 아니다. 고장의 평화와 주민 안정을 이뤄낸 나성 지현 우성룡의 선정이 널리 소문나기 시작했고, 그 결과로 승진을 거듭한 그는 사천 합주와 호광 황강 지주를 거쳐 무창지부에 올랐다.

때마침 무창 일대는 오삼계가 주도하는 ‘삼번의 난’이 일어나 힘든 곳이었다. 우성룡이 무창지부로 부임 후 첫 임무는 군사용 함녕 교량 건설이었는데 백성들과 함께 잘 만들어놓은 교량이 갑작스런 홍수로 무너져 내렸고, 그 일로 지부직에서 파직당하게 된다. 호북 순무 장조인이 평민이 된 우성룡의 능력을 높이 평가해 비적들을 소탕하라며 선무사 직함을 주었고, 그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동산에서 거병한 유군부를 귀순하게 만든 공로로 황주지부 자리에 복직된다.

동산 비적들을 완전 소탕해 큰 공을 세운 우성룡은 기뻐했지만 그 기쁨도 잠시, 산서에 살던 노모가 사망했다는 비보를 받는다. 관직에 오른 15년 동안 노모를 한번도 못 찾아뵈었으니 천추의 한이 된 것이다. “불효자는 가슴이 타들어갑니다.” 천하의 죄인이 됐다며 탄성하며 우성룡은 대성통곡한다. 그는 순무대인에게 “어머니 장례를 치르기 위해 고향에 다녀올 수 있게 해 달라” 호소했지만 복건 안찰사 임명 소식과 빨리 부임하라는 강희황제의 성지를 받게 된다.

황주지주(종5품)에서 안찰사(정3품)로 승진해 복건으로 향하는 배 안에서 우성룡은 나성 지현 시절부터 그와 함께 했던 고향 산서 출신 주서화와 친구 주진양 등과 회포를 푼다. 고염무의 일지록에 담긴 내용인 ‘산 정상을 바라보면 가시덤불이 두렵지 않고, 평원을 달리고 싶으면 홍수도 겁날 게 없다’는 말을 읊조리면서, ‘천하 흥망은 필부의 책임’이라는 말에 통감하게 된다. 무릇 관리가 진정으로 백성 위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선정을 펴야 백성이 믿고 따르며 나라의 융성을 위해 제 한 몸 기꺼이 바칠 것 아니겠느냐 하는 관리로서의 재다짐이다.

우성룡이 복건 안찰사로 부임하니 그곳에서는 ‘천해령’이라는 더 크고 복잡한 큰 사건들이 전개되고 있었다. 천해령(遷海令)이란 복건 인근 연해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던 정성공 등 청나라 대항세력을 막기 위해 어떤 배도 바다에 띄울 수 없고 위반하면 사형에 처하도록 하는 청나라의 법령이다. 항청(抗淸)세력을 원천봉쇄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로 인해 백성의 생계가 방해받고 위법자가 많이 발생하게 되니 우성룡은 충정과 애민 사이에서 번뇌를 겪는다.

바다 인근에 사는 백성들이 바다로 나가지 않으면 고기를 잡을 수 없고, 그렇게 되면 먹을 게 없으니 결국 타지를 떠돌다가 굶어죽을 판에 처하게 된 것이 복건의 어부들 신세이다. 조정에서 반포된 법령의 엄중함을 잘 알고 있지만 백성들이 배 타고 고기잡이 나갔다가 잡힌 위반자들이 3천여명이나 됐다. 그중에서는 어린애들이 여럿 있었고, 아무 영문도 모르고 할아버지, 아버지를 따라 바다로 나갔기 때문에 죄인이 돼 죽을 날만 기다리는 신세가 됐던 것이다. 물론 역도들과 한패도 있겠지만 생계를 잇기 위해 고기잡이 나간 사람들은 억울함을 토로했다.

안찰사는 죄수들을 심문해 죄상을 밝혀 사법처리하는 기관의 수장이다. 우성룡이 안찰사로서 판단은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갔지만 적과 내통하지 않고 순수하게 생업을 위해 고기잡이한 사람들과 항청세력 또는 그들과 손잡기 위해 바다로 나간 것은 엄연히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억울하다고 호소하는 백성 편에 서서 사건을 모두 재심할 계획이지만 산서 출신으로 복건 포정사로 있는 친구에게 상의하니 재심을 적극 반대하고 나선다. 그 이유는 순무, 복건총독과 강친왕이 이미 3천명에 대한 죄상을 모두 확인했으니 사형집행만 남았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알고 깊은 고민에 빠진 우성룡은 책사에게 방도를 묻자 주서화는 예기(禮記) 한 구절을 들려준다. “선비는 뜻하는 바가 넓고 굳세니, 그 임무는 무겁고 갈 길이 멀다.” 이 말은 안찰사가 새로 부임했으니 백성들이 “억울하다” 호소하는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하려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파헤쳐야 한다는 귀띔이었다. 우성룡는 수상한 전체 사건을 재심해 억울한 백성을 구할 요량이지만 황당촌사건 등 2건만 재심 허락받고는 다시 백성 편에 서기로 마음먹는데….

지난주까지 방영된 드라마 ‘우성룡’의 줄거리지만 시청자 재밋거리로 만든 픽션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청나라 역사에 남아 있는 천하제일청백리 우성룡이 관리로서 걸어온 족적의 기록이다. 그러니 드라마에서도 역사적 사실과 같이 우성룡이 보인 대의(大義)는 백성사랑이고 나라에 대한 충정인 것이다. ‘관리는 무릇 백성을 복되게 해야 한다’는 우성룡의 공직관을 오늘을 사는 우리 시대의 모든 공직자들이 깨우쳐야 할 교훈을 주고 있어 시사하는 바가 참으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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