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우 시사칼럼니스트

필자가 북한칼럼을 최초로 쓴 것이 지난 2006년 10월의 북한의 핵실험과 당시 반기문 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당선이 하나의 계기가 되어 쓰게 되었으니 실로 감회가 새롭다.

그리고 세월은 흘러 어느덧 4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북핵문제 해결은 근본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답보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뜻밖에 천안함 침몰이라는 불행한 사건이 일어났는데, 지난 20일 민군합동 조사단(民軍合同調査團)의 최종발표에서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수중폭발로 인하여 침몰되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그야말로 남북관계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미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더군다나 올해는 동족상쟁(同族相爭)의 비극이었던 6·25사변이 발생한 지 정확히 60년이 되는 해가 되는데, 이렇게 반세기가 넘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가 화합의 장으로 가기보다 이렇게 상황이 악화되고 있으니 참으로 비통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 

사실 지난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訪中)에서 6자회담 재개와 관련된 보다 진전된 발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안타깝게도 주위의 여건조성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다소 원론적인 발언에 그친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김 위원장과 후진타오 주석, 원자바오 총리의 연쇄회담을 보면서 느낀 것이지만, 그동안 북핵 중재 역할을 사실상 주도하였던 중국의 영향력이 예전만 같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김 위원장이 중국의 최고수뇌부와 회담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6자회담과 관련된 보다 구체적인 진전이 없는 것을 통하여 알 수 있다.

그래서 현재 6자회담이 답보상태에서 더 이상의 진전이 없는 시점에서 북핵의 근본적인 해결과 천안함 침몰로 인하여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는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열기 위하여 반 총장이 보다 적극적인 중재역할을 하여 주었으면 한다.

반 총장은 사무총장으로 취임한 이후 기자회견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하여 필요하다면 본인이 직접 평양을 갈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으며, 그 이후에는 유엔특사 방북에 대하여 언급한 바가 있었는데, 구체적으로 지난 2월에 반 총장의 특사자격으로 린파스코 사무차장과 김원수 차장이 방북(訪北)을 하여 북한의 고위층과의 연쇄회담을 가진 바가 있다.

아울러 천안함 침몰에 대하여 이명박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하여 남북교류, 교역을 중단하고 앞으로 북한이 추가 도발 시에 자위권을 발동하겠다고 발표한 점에 공감을 표하지만 이런 사안에 대하여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며, 그런 의미에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비롯하여 천안함 침몰로 조성된 한반도의 긴장국면을 타개하는 방안의 하나로써 국제사회의 수장이라 할 수 있는 반 총장의 중재역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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