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 쌍둥이 빌딩에 전무후무한 항공기 자살 테러가 일어난 지 16주기다. 2001년 발생한 9.11테러로 90여개국 3500여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의 역사는 9.11테러 전후로 나뉜다고 할 만큼 9.11테러가 미국에 가져온 변화는 막대하다. 9.11테러의 근간에는 오랜 종교갈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국제 사회에서 이슬람과 기독교 간 갈등은 인류의 전쟁사와 맥을 같이 할 만큼 깊고 길다. 그 끝나지 않은 종교 전쟁 중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테러가 9.11사태였고, 종교갈등은 여전히 국제사회 곳곳에서 테러와 분쟁의 불씨가 되고 있다. 9.11테러 이후 뉴욕은 많이 달라졌다.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테러 조짐이 보이는 모든 것을 차단하고 수색을 강화하면서 이전보다 훨씬 안전한 뉴욕이 됐다. 한편으론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된 셈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미 떠난 사람이 돌아오진 않으니 안타까움마저 사그라진 것은 아니다.

9.11테러가 남긴 또 한 가지는 미국 내 전쟁·테러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다는 것이다. 그런 미국을 향해 핵미사일을 쏘겠다고 하루가 멀다 하고 엄포를 놓고, 이복형을 대낮에 공항에서 살해하고, 고모부를 대공포로 쏴 죽이는 김정은은 살아있는 살인마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이런 북한 김정은을 제재하기 위해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따른 추가 대북제재 결의안을 11일 표결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북한의 선박을 단속할 때 군사력 사용을 허용하고 원유 수출을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제재가 효력을 발휘해 김정은이 두 손 들고 협상테이블로 나오길 바라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협조할지부터 불투명하다.

전쟁이나 테러를 경험한 이들은 전쟁에는 승자는 없다고 말한다. 전쟁으로 전쟁을 종식한다는 건 인류가 자멸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하지만 모두가 원하는 전쟁·테러 없는 세상, 인류가 같은 생각으로 하나 된다면 불가능할 것도 없다. 그런 측면에서 평화를 이룰 궁극적인 해법은 종교 간 갈등을 누가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렸다. 지구촌 전쟁의 80%가 종교로 인해 빚어지고, 인류의 80%가 종교인이니 종교인들이 평화를 위해 하나 된다면 평화가 묘연한 일만은 아닌 것이다. 아울러 자국의 이익만 따진다면 결코 평화는 도래할 수 없다는 것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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