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서울 한 대형마트의 한산한 기저귀 코너. ⓒ천지일보(뉴스천지)

“우리나라 제품 못 믿겠다”
기저귀도 외국산 갈아타기
“돈보다 아이 안전이 중요”
“정부 발표때까지 교체보류”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국산 안 쓰길 잘했어요” “외국 브랜드도 국내서 생산한 거면 안 써요” 생리대 유해물질 논란이 국산 ‘일회용 기저귀’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유해물질이 검출됐다고 알려진 생리대를 제조하는 업체 중 기저귀도 생산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제조사들은 기저귀의 경우 다른 장소에서 다른 방법으로 만들어지기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주부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9일 오후 북적이는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이은영(35)씨는 “국산이 불안해서 처음부터 스웨덴 제품을 사용했다”며 “생리대 유해물질 논란 후 불안해서 생리대도 외국 제품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15개월 된 아이와 장을 보러 나온 정모(36)씨도 불안함 때문에 국산 제품은 선택하지 않았다. 정씨는 “우리 아이는 외국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주변 엄마들은 이번 생리대 논란으로 기저귀에 대해서도 불안해하고 있다”며 “생리대 역시 안전성 문제로 진작에 스웨덴 제품을 쓰고 있었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정수(34)씨도 “워낙 문제가 많았어서 우리 나라제품을 못 믿겠다”며 “이번 생리대 논란이 생기고 주변 엄마들도 대거 독일산으로 갈아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복잡한 직구가 아니더라도 국내 소셜커머스를 통해 쉽게 구매할 수 있어 번거로움도 없다”며 “조금 더 비싸긴 해도 아이의 안전을 위해서 하는 거니 아깝지 않다”고 덧붙였다. 본인이 사용하는 생리대 역시 이번 일을 계기로 외국 제품으로 바꿨다.

조지윤(35)씨는 “이번에 생리대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고 알려진 제조사의 기저귀를 잠시 썼는데 아기 엉덩이가 너무 빨개져 독일 제품으로 바꿨다”며 “안 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은 좀더 비싸지만 그 돈 없어서 못 사는 건 아니지 않나”며 “제일 중요한 건 아기”라고 강조했다.

인터넷 맘카페에서도 안전한 외국 브랜드 기저귀를 추천해달라는 글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인천지역 한 맘카페 회원 bh*****씨는 “기저귀 자체가 문제 있는 건 아니지만 문제가 된 릴리안 생리대 제조사랑 같아서 불안하다”며 “계속 그것만 썼는데 너무 속상하다”고 토로하며 안전한 기저귀에 대한 정보공유를 요청했다.

특별한 대체재가 없어 불안하면서도 국산제품을 계속 쓰고 있다는 주부들도 많았다. P&G에서 생산하는 기저귀를 사용하고 있다던 김예지(24)씨는 “생리대 기사를 보고 바꿀까 고민이 많았다”며 “하지만 홈페이지에 안전하다는 공지가 올라와 있고 정부 조사도 진행 중이라 일단 사용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재 유한킴벌리 제품을 쓰고 있다는 이지현(37)씨도 “불안하지만 대체품이 없으니 쓸 수밖에 없다”며 “아직 해외 제품은 알아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두 아이와 함께 마트에 나온 김현영(38)씨는 “국산 생리대들도 안전하다 했는데 문제가 된 것이니 안전하다는 외국제품도 불안하기 마찬가지”라며 “더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엄마들의 우려에 생리대와 기저귀를 같이 생산하고 있는 제조사들은 적극 해명에 나서고 있다. 깨끗한나라와 유한킴벌리는 생리대와 기저귀를 생산하는 공장은 같지만 다른 공간에서 제조하고 있다며 또한 기저귀를 만드는 원료도 생리대와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시중에 유통되는 모든 생리대뿐 아니라 어른·아이 기저귀를 대상으로 유해물질 전수조사를 시행 중이다. 이를 통해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성분 함유여부를 조사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