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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권의 느낌표!] 북핵 운전석에서 해야 할 일
뉴스천지  |  newscj@newscj.com
2017.09.05 18: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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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권 논설위원

   
 

설상가상(雪上加霜)이다. 이 표현이 ‘딱’이다. 한반도를 뒤흔들었다. 중국이 “사드보복”, 미국이 “한미FTA 폐기”를 외치는 와중에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폭탄이었다. 단 한 발로도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수 있는 파괴력이다. 비대칭전력이 심하게 불거지고 핵 인질에 꼼짝없이 잡힌 셈이다. 안보에 대한 국민불안감만 증폭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모라토리움(Moratorium)이 있을 수 있을까. 북한은 미국과만 협상하려 하는데 우리의 대응카드는 무엇인가.

“‘완성 단계의 진입을 위해서’라는 북한의 표현은 아직 완성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므로 북한은 아직 레드라인(red line)을 넘지 않았다.”

청와대의 설명이었다. 당초 북한이 ICBM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 무기화하는 것을 ‘레드라인’이라고 밝힌 연장선에서였다. 그러나 많은 언론과 국방전문가들은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말하고 있다. 10여년간 핵·미사일 능력 극대화 일로를 계속 치달아온 북한에 ‘레드라인’이 더 이상 경고나 위협이 될까. 외교전략상으로도 우리 스스로를 어떤 범주에 묶어둘 필요가 있었느냐, 나이브(naive)하지 않았느냐는 생각이다. 굳이 공개적으로 선을 그어놓을 일이었느냐는 것이다.

현 외교·안보팀을 걱정스런 눈으로 바라보는 국민이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ICBM이 미국에 도달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의미인가, 지금도 자력으론 무슨 뾰족한 대응카드가 없는데 북한 군사력 고도화를 기다려서 무얼 어떡하겠다는 얘기인가. 미국과 주도권 쥐었노라고 의기양양한 북한이 직접 협상테이블에서 패키지딜로 무슨 ‘선물’을 주고받을 때까지 실기하려는 것인가. 오로지 득점으로만 메달이 결정되는 스포츠처럼 국제정치의 냉엄한 논리상 ‘힘에 의한 평화’건 ‘운전석 대화’에 의한 것이건 결국 결과가 좋으면 그만이다. 동맹국 미국에 통보하고 떳떳하고 야심차게 북핵·남북대화 운전석에 앉은 청와대다. 그러나 사태가 현 정부 예견대로만 굴러가지 않는다. 이미 비대칭전력이 심화돼 버렸다. 핵보유국지위를 인정받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며 미군을 철수시키는 것 등을 겨냥하고 있는 북한, ‘시간의 이익’은 그들 쪽에 있었다. 김일성·김정일 유훈통치에 따라 북한은 계속 달리는데, 갈 데까지 가겠다는 것인데….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다. 안이한 대북인식은 안 된다. 골목에서 주먹다짐을 할 때도 그렇다. 공격하려는 상대의 준비상황을 살피며 방심을 유도한다. 그리곤 ‘앗’ 하는 순간에 먼저 공격하는 자가 이긴다. 전쟁에서도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한 선제타격의 중요성은 마찬가지다. 상대를 정확히 알기 위해 조기경보능력부터 향상시켜야 한다. 북한이 핵도발에 앞서 무인기로 먼저 이엠피(EMP)탄을 서울 상공에 터뜨려 청와대와 군사령부 등의 전자 통신 장비를 모두 마비시켜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미래전에 치밀하게 대비해 첨단 신무기로 방공망을 갖추고 우리의 EMP탄 레이저무기 등도 고도화해 핵만능주의를 넘어서야 한다. 국민들 사이에 ‘핵에는 핵’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최소한 전술핵이라도 배치하지 않으면 안 될 분위기로 가고 있다. 북한의 뒷배 격인 러시아와 중국이 북핵·미사일 개발을 둘러싼 한국 국민의 착잡한 심경을 알아야 할 텐데 말이다.

경제·외교적 자산의 총화를 국면전환을 위해 지혜롭게 쏟아 부어야 한다. 대북 원유공급 중단 문제만 해도 그렇다. 중·러의 협조가 없으면 현실화되지 못한다. 당초 중·러와는 너무 조급한 수교였다. 그로 인해 지금 쓸 만한 외교적 카드와 네트워크를 확보해두지 못한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이제라도 외교력을 총동원해야 한다. 중국은 조(朝)·중 수호조약 동맹국이지만 한·중 경제교류의 몸집은 엄청난 수준이었다. 한·중관계가 급랭한 것은 다름 아닌 사드문제 때문. 솔직하고 심도 있는 한·중대화가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 시진핑 주석과 이른 시일 내에 만나 함께 북핵 해법을 찾아야 한다. 때마침 한·러정상회담이 개최된다. 한·러프로젝트에 북·미가 고개를 끄덕여준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큰 덩치의 경제적 이익이 공통분모가 돼 한 배를 타면 핵문제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 예컨대, 부산에서 시작한 경부선 물류철도가 시베리아철도와 연결되고, 시베리아 천연가스가 가스관을 통해 우리에게 공급된다면 한반도 경제에 훈풍이 불고 남북경색국면이 완화되는 계기가 될지 모른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되는 동방경제포럼에 북한 대표단도 참석한다고 하니 부디 알맹이 있는 남북접촉도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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