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군절 제586부대 방문은 치하 차원"

(서울=연합뉴스) 천안함을 침몰시킨 북한군의 어뢰 공격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명령에 따른 것이라는 미국 정보당국의 분석이 나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 보도했다.

복수의 당국자들은 이같은 분석이 확증보다는 정치역학에 근거한 판단을 기초로 한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병을 앓고 있는 김 위원장이 막내아들인 김정은에 대한 권력승계를 확실히 하기 위해 이번 천안함 공격을 명령한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고위급 정보당국자는 미국 내 16개 정보기관이 취합한 정보를 근거로 "확실한 사실이라고 말할 수는 없으나 북한 지도부와 군부의 최근 상황을 감안하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이런 분석이 이 시점에 제기된 것은 북한에 대한 제재 등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실제 천안함 침몰 이후 신중한 입장을 밝혀온 이명박 대통령도 24일 유엔 안보리에 북한을 규탄하도록 요청하는 한편 남북간 교역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되나 북한의 핵실험 이후 제재 국면에서도 미온적인 태도를 취해온 중국측이 지원하지 않는 한 큰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아울러 NYT는 미국과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천안함 침몰과 김 위원장을 직접 연계시키는 것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며, 이는 명확한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자칫 북한의 술수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이어 미국 정보기관들은 김 위원장이 최근 건강악화로 인해 훼손된 자신의 장악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김정은을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하는 권한를 확인하기 위해 이번 공격을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 정보기관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25일 건군절을 맞아 제586부대를 방문하고 북한군 총참모부 김명국 작전국장을 대장으로 복귀시킨 것 등도 이번 공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대청해전 패배로 인해 문책성 강등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던 김명국 국장이 대장으로 복귀한 것은 이번 천안함 공격이 당시의 보복을 위해 계획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는 것.

북한군 전문가인 조너선 폴락 해군대학 교수는 "김 위원장의 제586부대 방문은 천안함 공격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데 대한 치하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NYT는 이번 천안함 사태가 가뜩이나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이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바쁜 버락 오바마 정부에 또다른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보복은 서울을 겨냥한 로켓 공격과 금융시장 패닉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면서도 만약 대가를 치르지 않고 넘어갈 경우 북한 군을 대담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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