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중앙TV는 3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를 방문해 관계자들과 함께 화성-14형'의 '핵탄두(수소탄)을 시찰하고 지도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단행한 3일은 중국에서 제9차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날이다.

중국이 공들여 준비한 행사날에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하면서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로 전 세계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리더로서의 면모를 강조하려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위신에도 큰 타격일 수밖에 없다.

외신들은 이 같은 북한의 행태가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 런민대의 북한 전문가인 청샤오허 교수는 3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브릭스 정상회의 개막일에 핵실험을 단행한 타이밍은 의도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청 교수는 “중국이 북한에 대한 원유공급 중단과 같은 보다 급진적 행동을 취할 준비가 됐는지 여부를 이번 핵실험이 시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 연구소 노틸러스의 피터 헤이스 대표는 “이번 핵실험은 시 주석에게 충격을 주려는 의도인 듯하다”며 “시 주석이 미국을 설득해 북한과 대화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는 확신을 갖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헤이스 대표는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트럼프 보다 시진핑을 더 겨눴다”며 “김정은은 미 정부를 대화에 이끌어내는 레버리지(지렛대)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시진핑은 워싱턴의 계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진짜 힘을 소유하고 있다. 김정은은 중국이 트럼프에게 ‘김정은과 마주 앉아 대화하라’고 말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북한이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재차 핵실험을 했다”면서 “중국은 이에 대해 결연히 반대함과 동시에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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