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편의증진 대회’가 열린 2일 익명을 요구한 한 지체장애인 A(50, 남, 광진구)씨가 행사에 참석한 뒤 돌아가는 길에 광화문역 관리직원의 도움을 받아 지하철 5호선 휠체어리프트를 이용하고 있다. 지하철 5호선 휠체어리프트는 총 2개 구간으로 돼 있어 두 번을 이용해야 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지체장애인 “당연히 있을 줄 알았다
유모차 끌고 광장 가려는 여성도 불편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행사도 그렇고 장애인들을 위해서 애쓰시는 분들 보면 고맙지. 그런데 오늘은 조금 무리되는구만. 광화문역에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리프트을 기다리는디. 30분을 기다렸어. 장애인은 잔득 왔고 휠체어는 3대가 기다리는데 한 대당 (올라가는데) 10분씩 걸려. 그것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을 기다려야 돼.”

장애인 편의시설 이용과 정보접근을 보장하기 위한 ‘장애인편의증진 대회’가 열린 2일 행사장인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지체장애인 이병우(남, 마포구)씨는 전동휠체어를 움직이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행사는 ‘편리한 세계도시 서울만들기 편의시설 장애ln권입니다’라는 슬로건 하에 지체장애인을 초청한 행사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체장애인들은 행사에 참석하기 위한 이동에서부터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광화문 광장에는 처음 나왔다는 또 다른 지체장애인 유진한(62, 남, 광진구)씨는 행사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반면 이동에 대해선 불편함을 호소했다.

유씨는 “광화문 광장이라 당연히 엘리베이터가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리프트도 두 번이나 타야 했다”며 “교통편의 시설이 너무 안 돼 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 ‘장애인편의증진 대회’가 열린 2일 익명을 요구한 한 지체장애인 A(50, 남, 광진구)씨가 행사에 참석한 뒤 돌아가는 길에 광화문역 관리직원의 도움을 받아 지하철 5호선 휠체어리프트를 이용하고 있다. 지하철 5호선 휠체어리프트는 총 2개 구간으로 돼 있어 두 번을 이용해야 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익명을 요구한 한 지체장애인 A(50, 남, 광진구)씨도 “장애인들을 위해 행사를 여니 기분이 좋다”라고 말하면서도 “평소 광화문역에 자주 오는데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불편하다. 매번 리프트를 이용하기 위해 광화문역 관리 직원을 부르는 것도 미안하다. 엘리베이터를 빨리 설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 엘리베이터가 없어 불편을 겪는 사람들은 비단 지제장애인뿐만이 아니다. 유모차를 끌고 광장에 나오는 여성들도 엘리베이터가 없어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광화문역 내에서는 계단을 이용하면서 아이를 등에 업고 혼자서 힘겹게 유모차를 옮기는 여성도 만날 수 있었다.

온라인상에서는 이러한 불편함에 대한 불만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인터넷 한 포털사이트의 닉네임 ‘고**’은 ‘아기 데리고 유모차 끌고 광화문역 지상까지 가야할 일이 있는데 아무래도 안 되겠지요? 뚜벅이는 오늘도 웁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닉네임 ‘숲*’은 ‘지상 나가는 곳은 세종문화회관 뒤쪽으로 있던 걸로 기억나요’라면서도 ‘근데 그래도 개찰구까지 못 올라오는데 무슨 소용입니까. 세종문화회관 전시회 가려다 된통 당하고 애엄마가 전시회는 무슨 전시회라며 그날 큰 좌절을….’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 ‘장애인편의증진 대회’가 열린 2일 익명을 요구한 한 지체장애인 A(50, 남, 광진구)씨가 행사에 참석한 뒤 돌아가는 길에 광화문역 관리직원의 도움을 받아 지하철 5호선 휠체어리프트를 이용하고 있다. A씨 아래에는 유모차를 살피는 한 여성이 보인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장애인 편의시설 이용과 정보접근을 보장하기 위한 ‘장애인편의증진 대회’가 열린 2일 행사장인 서울 광화문 광장에 지체장애인이 전동휠체어를 타고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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