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 "내주초 유출원 완전차단 기대"

(애틀랜타=연합뉴스) 한 달을 넘긴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태로 유출되는 기름의 양이 당초 추정치보다 많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영국 석유회사 BP는 내주초까지 유출원을 완전 봉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CNN 등 미국 언론들이 21일 보도했다.

◇추정치보다 많은 유출량 = 미 연방 하원의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태 조사소위원회는 20일 해저 원유 유출구에 튜브를 통해 원유를 회수하는 지점 근처에서 현재 회수되는 원유 보다 많은 양의 원유가 유출되는 장면이 담긴 새 비디오를 공개했다.

조사소위 위원장인 에드 마키 의원(민주, 매사추세츠주)은 "이 비디오를 보고 원유 유출량에 대한 BP의 주장을 믿을 수 없게 됐으며, 신뢰성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BP의 마크 프뢰글러 대변인은 "회사와 미 해안경비대 측은 하루 21만갤런의 원유가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지만 이에 포함되지 않은 기름유출이 있다"고 시인하면서도 "하지만 정확한 양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퍼듀대학 기계공학과의 스티브 위렐리교수는 CNN의 `아메리칸 모닝' 프로그램에 출연, 원유 유출량이 기존 추정치 보다 하루 2만-10만배럴 정도 더 많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는 이번 원유유출 사태와 관련해 환경 샘플링 조사결과, 내부 감사보고서, 방제작업 현황 및 유출량 등 모든 관련 정보를 공개할 것을 BP에 명령했다.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장관과 환경보호청(EPA)의 리사 잭슨 청장은 이날 토니 헤이워드 BP 최고경영자에게 보낸 공문에서 "미국정부와 국민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투명한 정보를 얻을 권리가 있다"면서 이같이 명령하고, 관련 정보를 웹사이트를 통해 매일 공개하라고 요청했다.

미 해안경비대도 테드 알렌 경비대장을 책임자로 하고, 경비대, 광물관리청, 해양대기청, 연방 에너지부, 미 지질학회 전문가들로 구성된 연방정부 차원의 `유출량 측정 기술 전문가팀'을 구성해 독자적으로 정확한 원유 유출량에 대한 계산에 착수했다.

◇독성 약한 분산제 사용 명령 = 미 연방 환경관리청은 현재 BP가 기름유출 차단 및 방제를 위해 해상 및 해저 유정부근에서 살포하고 있는 분산제와 관련, 독성이 약한 분산제를 사용하도록 명령했다.

BP는 그동안 해상의 기름띠를 제거하기 위해 화학물질 혼합물인 분산제(Corexit 9500)를 해상에 60만갤런, 해저에 5만5천갤런을 사용해 왔다.

EPA는 BP가 그동안 사용해온 분산제 대신 독성이 약한 새로운 분산제를 21일까지 선택해 23일부터는 이 분산제를 사용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EPA는 성명에서 "우리는 BP가 사용허가가 난 분산제만을 사용하기를 원하며, 분산제가 기름유출 방지라는 당초 목적보다 환경에 유해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이의 사용을 중단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분산제가 유출된 원유의 일부가 해수면까지 올라오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분산제 자체가 독성을 지니고 있어 환경상 유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계속 제기해 왔다.

◇유출원 봉쇄작업 착수 = BP는 유정의 갑작스런 폭발을 막는 장치인 450t 무게의 `폭발방지기'(blowout preventer) 주변에서 엄청난 양의 원유가 유출되고 있는 만큼 이 방지기내 일부 관에 골프공과 타이어 등의 고체 폐기물을 쏟아부어 1차로 차단한 뒤 시멘트 등으로 유출부위를 원천적으로 막는 '정크 샷'(junk shot) 방식을 추진키로 했다.

BP의 밥 더들리 관리담당 이사는 20일 "금주말에 유정으로 통하는 관내에 유동액을 집어넣어 유출원을 차단하는 방식에 착수할 예정"이라면서 "이 방식이 성공할 경우 빠르면 내주초에 기름유출원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들리 이사는 이어 "정크 샷 방식이 성공하지 못하면 제2, 제3의 대안으로 마련한 차단 기법들을 동원할 것"이라며 "내주에는 기름유출원을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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