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연합뉴스)

군축회의서 유럽연합·17개국 한목소리로 비판
트럼프 “모든 대북 옵션, 테이블에 있다” 경고
북한 측 “자위권 행사 차원…강력한 대응수단”

[천지일보=이솜 기자] 일본 영공을 통과한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미국·일본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공조는 이번 북한의 도발로 더 신속하고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29일(현지시간) 열린 군축회의(Conference on Disarmament)에서 북한의 도발적인 미사일 발사에 대한 각국 비판이 쏟아졌다고 현지 연합뉴스 특파원이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한미일 3국은 자위권을 주장하는 북한의 도발 행동에 대해 “주권국가의 영공으로 미사일을 쏜 행위가 자위권 행사가 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한미일을 포함한 17개국과 유럽연합(EU)도 북한 측 한대성 제네바대표부 대사를 향해 비판했다.

그러나 한 대사는 오히려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적대 행위를 멈추지 않고 군사 훈련을 하고 있다”고 미국을 비방하며 “자위권 행사 차원에서 강력한 대응 수단으로 맞서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위협 행동, 북한 정권의 고립 확대할 뿐”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이 이날 오전 5시 57분경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발사한 미사일은 동쪽 방향 일본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 해상을 향했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비행거리는 약 2700여km, 최대고도는 550여km로 판단했으며 추가 정보에 대해 한미가 정밀하게 분석 중”이라고 했다.

일본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일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비행거리 등을 고려했을 때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노동호 미사일이나 스커드 미사일이 아닌 올 5월 14일 동해상에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일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홋카이도 오시마 반도 에리모 곶을 통과할 때 최고 고도 550㎞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지난 5월 14일 동해상에 새 IRBM ‘화성-12형’을 발사한 바 있다. 자위대에 북한 미사일 파괴를 명령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일본으로 날아올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 발표를 통해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다”며 “위협하고 안정을 깨는 행동은 그 지역과 세계 모든 나라 사이에서 북한 정권의 고립을 확대할 뿐”이라고 북한을 향해 경고했다. 또 “세계는 북한으로부터 크고 분명한 최신 메시지를 받았다”며 “이 정권은 이웃 나라, 유엔의 모든 회원국, 국제사회 행동으로 수용할 수 있는 최소의 기준에 대해 경멸을 표시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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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도발… 더 긴밀해지는 한미일 공조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한미일 공조는 더 깊어지는 분위기다. 이날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오전에 미국 렉스 틸러슨(Rex Tillerson) 국무부장관과 통화를 한 후 일본 측의 요청에 따라 오후에는 고노 타로(河野 太郞) 외무대신과 통화를 했다.

강 장관은 틸러슨 장관과의 통화에서 일본 상공을 통과한 이번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엄중함에 대해 인식을 같이 했다. 아울러 북한의 심각한 긴장 조성행위에 대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안보리 차원의 강력한 대응을 비롯한 단호한 조치들을 취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양 장관은 그간 한미가 함께 북한이 도발을 중단할 경우 다른 기회가 가능할 것이라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혀왔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8.26 도발에 이어 불과 사흘 만에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데 대해 깊은 실망을 표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했다.

한미 양 장관은 앞으로도 9월 유엔 총회 등 다양한 기회를 활용해 한미 간 각급에서 긴밀한 전략적 소통을 유지해나갈 방침이다.

강 장관은 일본 고노타로 외무대신과의 통화에서도 북한의 도발에 대해 유엔 안보리 등 다양한 차원에서 강력한 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긴밀히 공조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타로 외무대신은 “일본 정부가 경보시스템을 발령하는 등 국민안전 측면에서 전례 없는 사태가 발생했다”면서 “금번 북한의 도발은 안보리 결의 2371호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폭거”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특히 강 장관은 최근 한미가 북한이 도발을 중단할 경우 다른 기회가 가능할 것이라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혀왔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며칠 사이에 도발을 거듭 감행한 것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을 희망하는 국제사회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실망스러운 행위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일 양 장관은 한미일이 긴밀히 공조해 철저히 대비해나갈 것을 논의하고, 9월초 블라디보스톡 동방경제포럼 및 9월 하순 유엔 총회 등 다양한 기회를 활용해 한일 간 각급에서 긴밀한 전략적 소통을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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