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부적절 인사’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탁 행정관이 과거에 보인 여성비하 글을 빌미로 한 차례 청와대에 경질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터라, 이와 관련해 자신의 능력 부족을 토로한 적이 있다. 28일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탁 행정관의 과거 여성비하 발언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고, 정 장관은 의원질의 답변을 통해 “(탁 행정관의 경질에 대해) 다양한 통로를 통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탁현민 선임행정관은 2급공무원이다. 장관이나 청와대 비서실장, 수석 등 고위직이 아닌 그를 정치권, 특히 야당에서 과거 행적과 현 직무에 대해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는 것은 문 대통령의 측근이기 때문이다. 지난 5월 탁 행정관의 청와대 임명을 앞두고 그가 2007년 펴낸 저서 ‘남자 마음 설명서’와 3인이 공동 집필한 대담집에 나오는 몇몇 표현들이 그릇된 성 관념과 여성비하 논란을 일으키며 문제가 됐을 때 여성단체 등이 반대에 나섰고, 퇴출 서명운동에 7000명 이상이 참여했다. 그럼에도 임명된 탁 행정관을 두고 야당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부적절 인사’로 몰아붙이며 문제를 삼고 있는 중이다.

탁 행정관에 대한 대통령의 믿음은 여전하다. 탁 행정관은 2009년 ‘노무현 추모 콘서트’에서 문 대통령을 처음 만나 인연을 맺은 이후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의 광화문 연설에서 공동사회를 맡았고, 지난해 6월 당시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네팔 부탄 트레킹 갔을 때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과 함께 20여일간 동행한 적이 있다. 또 지난해 문재인 대선 캠프인 광흥창팀에 합류하면서 여러 가지 행사 기획 등으로 대선 승리에 일조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대통령 의전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탁 행정관은 문재인 정부 취임 100일 광화문 행사 등을 기획·운영했고, 대통령으로부터 성공적인 행사였다는 칭찬을 받은 적도 있다. 대통령이 신임하고 능력을 인정한다고 하여 탁 행정관 개인의 과거행적의 얼룩이 지워지지 않는다. 여성계와 시민단체에서 부적격 인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국회에서도, 현 정부 여성가족부 장관이 또 다시 경질을 건의하겠다는 이야기가 나도는 지금, 탁현민 행정관은 깊이 생각하고 스스로 결단하는 일만 남았다. 국민이 지겹게 들어온 ‘부적절 인사’ 소리가 이젠 사라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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