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진행된 서울시 우이신설선 프레스투어 시작점인 신설동역 안. 지하철 1·2호선 신설동역과의 환승구간이 조성 돼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6개 역사에 공공미술 작품 설치
열차 내부 시민작가 작품으로 꾸며
상업광고 없애고 문화광고 채워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출퇴근하는 현대 직장인들에게 어색하지 않은 신조어가 ‘지옥철’ ‘헬게이트’다. 출근 시간 몰린 수많은 직장인으로 인해 지하철 역사와 열차는 지옥과도 같은 곳이 됐다. 정신없이 지나치게 되는 역사·열차가 문화예술로 꾸며진다.

29일 ‘문화철도’를 지향하는 서울 우이신설선 프레스 투어가 진행됐다. 프레스 투어는 서울 지하철 1호선과 연결된 신설동역에서 시작해 북한산우이역까지 이어졌다.

우이신설선은 서울 최초의 지하 경전철로 강북 우이동에서 동대문 신설동까지 총 11.4㎞, 13개 역사를 잇는다.

당초 우이신설선은 서울 강북지역 지하철 노선으로 1993년 12호선이란 명칭을 달고 개통될 예정이었지만 IMF 이후 무산됐다. 무산된 12호선은 2009년 9월 ‘경전철 우이선’으로 계획 변경 후 공사에 돌입, 두 차례에 걸친 개통 연기 후 올 9월 2일 최종 개통된다.

우이신설선은 13개 역사에서 정차한다. 이중 북한산우이·솔샘·정릉·보문·성신여대입구·신설동 6개 역사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된다. 역사 벽·바닥·계단·에스컬레이터 옆에는 공공미술 작품이 설치됐다.

신설동역에는 고(故) 천경자 화백 작품의 모작 13점과 이상원, 이용백, 원성호, 이명호, 정연두, 유근택 등 6인의 작품이 걸렸다. 성신여대역에는 2014년 문체부 선정 ‘오늘의 젊은 작가상’ 수상자 김영나 작가의 설치예술작품 ‘SET v.9:패턴’이 걸렸으며 나머지 4개 역사에는 신진 그래픽디자이너 32팀의 작품이 전시됐다.

▲ 29일 진행된 서울시 우이신설선 프레스투어 시작점인 신설동역 입구. 지하철 1호선 신설동역과 연결돼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역사에서만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는 게 아니다. 우이신설선은 한 번의 운행에 2량의 작은 열차가 운행되는데, ‘달리는’ 시리즈로 꾸며진 열차에서는 시민작가의 미술품을 즐길 수도 있고 책을 읽을 수도 있다.

‘달리는 미술관’을 주제로 운행되는 열차 내부는 시민작가 2명의 작품으로 벽면이 꽉 찼다. 열차의 내부를 꾸민 첫 작가는 정은혜·정도운 작가다.

우이신설선 ‘문화철도 프로젝트’를 담당한 이나미 홍익대 교수는 “두 작가 모두 사람을 주제로 작품을 만든다”며 “발달 장애를 가진 두 작가 모두 사람을 주제로 많은 작품을 만들었고, 작품에서 느껴지는 에너지가 크다”고 작가 선정 배경을 밝혔다.

앞으로 달리는 미술관에 작품을 전시할 작가는 두 달에 한 번씩 공모 혹은 추천을 통해 위원단이 최종 결정한다.

문화철도를 지향하는 만큼 우이신설선은 전 역사·열차에 상업광고 대신 문화광고를 실을 예정이다. 시민에게 시각적 문화예술을 향유 기회와 문화예술 정보를 준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서울시 주관으로 진행되는 문화예술 행사 정보뿐 아니라 지역 내에서 계획한 공연·행사 등을 광고한다”며 “광고를 통해 지역 소개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29일 서울시 우이신설선 프레스투어가 실시된 가운데 ‘문화철도 프로젝트’를 담당한 이나미 홍익대 교수가 설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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