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숙녀 시인, 한민족독도사관 관장

우리나라가 천안함 침몰의 비통함에 전 국민의 기맥이 풀려 있을 때,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일본은 애도의 말 한마디 없었다. 오히려 기회를 잡은 듯 지난 4월 7일 하토야마 총리로부터 일본정가는 공개적으로 독도문제를 들고 나와 “일본 정부의 입장을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고 하며 침략의 근성을 보였다. 슬픔에 젖은 우리 국민의 의식을 더욱 피폐화시키는 고도의 술수는 물리적 침략의 그 이상에 버금가는 악랄한 행위다.

우리 국민의 가슴에 남긴 일본의 비우호적 처사는 영원히 지울 수가 없을 것이며 일본 국민은 참으로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우리가 천안함의 비극을 맞아 혼란스러울 때 미국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애도를 표하고 한국이 원한다면 전문가들과 기술자들을 지원해 주겠다는 제의를 해왔다.

주한미군 제2사단은 “천안함 침몰과 관련한 비극과 끔찍한 손실로 고통을 당하는 대한민국 전우들을 위해 4월 9일을 ‘추모의 날(Day of Remembrance)’로 정했다”고 했다. 미국에 이어 영국·프랑스·호주·스웨덴 등이 조사단에 동참하고 있다. 오히려 멀리 있는 미국과 우방국들이 이토록 따뜻한 마음으로 애도하며 도와주고 있는데, 가장 가까이 있는 일본의 행위는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다. ‘싸우는 상대보다 말리는 척하는 객꾼이 더욱 밉다’는 우리의 속담처럼 일본의 행위는 말리는 객꾼 정도가 아니라 그 틈을 타고 우리의 영토를 뺏으려 들지 않았는가? 우리는 남북한의 대치상황을 여러 해 유지해오면서 웬만한 사건에는 그리 놀라지 않는 불감증에 걸려 있을지도 모른다. 세월의 흐름은 적군이 침략을 위해 파놓은 통로를 적군의 코앞에서 안보관광 및 교육의 장소로 변화시키고 있지 않은가? 일본의 비인간적인 처사와 주도면밀한 침략행위와 끈질긴 책략들은 왜 안보용 교육장으로 활용하지 못하는가? 인식의 부족 탓인가? 대일안보 불감증인가?

휴전선 땅굴 앞에는 남북분단의 역사와 자연생태계 영상을 담은 입체영상물을 상영하는 DMZ 영상관과 비무장지대 관련 유물과 자료를 전시하는 전시관이 있다. 기념품판매장 등의 시설도 설치되어 있으며, 걷거나 모노레일을 타고 땅굴 내부를 관람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DMZ 이상의 살벌함이 존재하는 곳이 오늘날 한일국경이다. 역사적으로 일본으로부터 침략과 왜구의 노략질을 받은 사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동해안의 산간 깊숙한 사찰들은 신라시대 왜구의 침략에 대비한 전략방어 부대역할을 한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먹을 것이 원천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자기 조상들이 떠나오던 그곳으로 노략질을 해온 것이 과거 일본인들의 생활상이었다. 조선시대에는 삼포를 개방하여 왜구를 달래도 보았건만 항구적 방비를 하지 못한 국력은 나라까지 강탈 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버지가 농사지은 쌀을 먹은 적군이 내 아들이 지키는 총구를 마주하고 있는 현실에서 주적의 개념은 달라지고 넓어져야 한다.

천안함을 침몰시킨 행위자들은 물론이거니와 그 틈을 엿보며 우리의 영토를 강탈하려는 일본을 주적의 개념에 준하여 두고 안보교육과 생활문화의 접촉이 이루어져야 마땅하다. 일본의 일부 정치꾼들이 토하는 침략적 언어와 행위들을 망언이라는 단어로 포장해버리는 오류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경제교류의 명분과 강도들의 퇴치는 절대 구분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눈웃음치며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일본의 이중성에 또 다시 당하지 않으려면 그들의 역사왜곡과 영토주권 침략의 근성들을 제대로 알리는 대일국민안보교육장은 이번 기회에 반드시 만들어져야 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독도교육통합위원회를 출범시켜 독도와 관련한 초·중·고교 교육과정에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독도 교육을 하기로 했다.

물론 보다 더 체계적인 교육의 방법은 틀림없이 중요한 사항이다.
그러나 교육을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독도를 지키고자 하는 효율적 방법의 강구와 그 실현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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