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배우 김남길, 설경구, 설현, 원신연 감독이 28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김영하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을 극장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됐다.

28일 서울 중구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원신연 감독)’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원신연 감독과 배우 설경구, 김남길, 김설현 등이 참석했다.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 ‘김병수(설경구 분)’가 또 다른 연쇄살인범의 등장으로 잊힌 습관이 되살아나면서 사라져가는 기억과 사투를 벌이는 범죄 스릴러다.

영화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이라는 파격적인 소재와 새로운 연쇄살인범의 등장 이후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전개로 결말까지 이끈다.

‘세븐 데이즈(2007)’ ‘용의자(2013)’ 등 속도감 있는 전개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원신연 감독은 원작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을 40분 만에 독파하고 영화화를 결심했다. 원신연 감독은 “소설을 영화화하는 게 쉽진 않았다. 소설의 문체, 독백에 변화를 줘서 다른 영화로 만들 수 있었다”며 “살인자의 기억법을 영화화하면서 다짐한 게 소설과 가장 가까우면서 먼 영화로 만들자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소설의 원형이 아무래도 많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설을 보지 못한 분들이 봐도 전혀 문제가 없게끔 했다. 소설을 다시 복기하면 소설의 문체가 많이 반영돼 있다”며 “소설에서 김병주가 써내려가는 일기 형식이 반영됐다. 다만 이것이 직접적으로 느껴져야 하기 때문에 표현하는데 중심을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소설은 소설이고 영화는 영화다. 제가 소설을 읽으면서 장르로 오는 매력을 느꼈다. 주인공 김병수를 응원하기 쉽지 않으면서도 그 캐릭터 속으로 깊게 빠져 들었다”며 “그게 소설이라는 장르 특성이고 매력인 것 같다. 영화는 캐릭터를 응원하고 그 감정에 빠져 들어야 할 것 같았다. 영화에 등장하는 김병수는 관객들이 응원할 수 있는 캐릭터로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영화에 등장할 때마다 한계 없는 연기를 보여주는 설경구는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는 은퇴한 연쇄살인범 ‘병수’로 분했다. 설경구는 “사실 김병수라는 역이 저한테 큰 산이었다”며 “제가 알츠하이머를 경험해볼 수 없고, 경험한 분에게 들어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없어서 감독님과 논의를 통해서 만들어갔다. 그게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저의 과제였다”고 밝혔다.

▲ (왼쪽부터) 배우 설경구, 설현, 김남길, 원신연 감독이 28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따뜻한 미소와 서늘한 냉소를 오가며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는 배우 김남길은 의문의 남자 ‘태주’로 돼 열연했다.

김남길은 “태주는 소설에서 큰 틀만 가져오고 감독님이 가공해서 만들어진 캐릭터다. 한 단어에 단정 짓는 캐릭터가 되면 안 된다고 말씀하셔서 염두하고 연기했다”며 “무엇보다 외형적인 모습이 중요했다. 저는 살을 좀 빼서 날카롭게 보이면 어떨까 했는데 감독님과 설경구 형님이 반대로 말씀하셔서 살을 좀 찌우고 나왔다. 저는 한번도 영화나 작품에서 멋있게 나온 적이 없는데 이번 영화에서 잘 표현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걸그룹 AOA 멤버로 스크린에 두 번째로 얼굴을 비춘 김설현은 병수가 기억해야 할 유일한 존재 ‘은희’ 역을 맡았다. 김설현은 “사실 몸이 힘든 건 전혀 없었다. 제가 힘들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선배님들이 너무 힘들게 촬영하고 계셔서 고생했다고 말할 수 없었다”며 “오히려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혼란스러워지는 심리를 표현하는 게 힘들었던 것 같다. 그럴 때마다 감독님께 여쭤보면 정확하고 섬세하게 이야기 해주셔서 감독님을 많이 의지하면서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신선한 소재로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오는 9월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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