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산범’ 박혁권. (제공: NEW)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영화 ‘숨바꼭질’로 560만 관객을 사로잡은 허정 감독이 미스터리 스릴러 ‘장산범’으로 돌아왔다. ‘장산범’은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린다는 장산범을 둘러싸고 한 가족에게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스릴러다. 단단하게 무장하고 4년 만에 돌아온 허정 감독은 염정아와 박혁권을 캐스팅했다. 허정 감독이 선택한 최고의 두 배우 중 박혁권을 만나 영화 ‘장산범’을 이야기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한 박혁권이 ‘장산범’으로 첫 스릴러 영화에 도전했다. 허정 감독은 박혁권에 관해 “염정아와 정반대의 매력을 가졌다. 염정아가 맡은 희연이 날카롭게 사건을 만들어간다면 박혁권은 안정적으로 받쳐준다”며 “따스함 속에서 사건을 이성적으로 분석해나가는 적임자”라고 칭찬했다. 허정 감독의 말처럼 그는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가장인 ‘민호’로 분해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 ‘장산범’ 박혁권. (제공: NEW)

“잘 짜인 시나리오가 감독님의 연출, 각 분야의 효과를 만나면 어떻게 나올까 궁금했어요. 완성된 영화를 보니 수위가 적절했어요. ‘이 정도였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딱 적정선이었던 것 같아요.”

그는 영화를 본 후 “한마디로 과하지 않아서 좋았다. 너무 과해서 관객들에게 너무 친절하게 다 시각화시켜 드러냈을 때 오히려 반감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았다”며 “관객들이 봐야 하고 생각해야 하는 여지를 남겨줬더라. 그래서 더 긴장감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테랑 배우답게 그는 남편 민호의 비중을 부족하지 않게 유지한다. 그는 “다른 작품도 마찬가지지만 감독님이 원하는 인물의 수위, 위치를 잘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 작품에선 ‘민호’라는 인물이 사건을 주도하거나 직접 맞닥뜨리지 않는다. 대신 이 인물이 자리를 잡아줘야 희연과 ‘여자애(신린아 분)’ 역이 차별화돼 그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 ‘장산범’ 박혁권. (제공: NEW)

강할 땐 강하게 약할 땐 약하게 연기하는 등 힘 조절에 능한 그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재능이 없으면 딴 일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현재도 그는 같은 생각이다.

박혁권은 “배우는 직업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직업으로서 전문성을 가져야지 먹고 사는데 창피하지 않고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며 “재능이 없으면 저도 힘들고, 여러 사람이 힘들어지니까 딴 일을 찾아야 한다. 기본적인 직업윤리를 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복싱 선수인데 맞기 싫어한다거나 운동선수인데 땀 흘리기 싫어한다거나 하면 다른 일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좋은 연기를 많이 봤으니까 객관적으로 기준점을 가지고 지키려고 노력해요. 그 감각이 녹슬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칭찬을 들으면 좋지만 자만하고 싶진 않아요. 제 기준점이 없다면 역으로 안 좋은 말을 들었을 때 좌절감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