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들레헴 분리의 장벽. (출처: NCCK)

NCCK 팔레스타인 인권 다룬 보고서 발표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24일 세계교회협의회(WCC)가 지난 6월 20~22일까지 팔레스타인 영토인 베들레헴에서 진행한 ‘WCC 점령 50년과 에큐메니칼 대응 회의’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회의에는 NCCK 정의평회위원회 위원이자 갈등해결전문가인 정주진 박사가 참여했다. 정 박사는 보고서를 통해 팔레스타인에 대해 ‘지붕 없는 감옥’이라고 평가하며 “순례자들이 직접 보는 이스라엘조차 진짜 이스라엘이 아니다. 위선적인 이스라엘의 겉모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베들레헴을 ‘점령당한 팔레스타인 영토(occupied Palestine territories)’라고 본다. ‘점령 50년’은 1967년 6월의 6일 전쟁 이후 시작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을 일컫는 말이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때부터 팔레스타인 민족은 살던 땅에서 쫓겨나고 재산을 몰수당하며 무력으로 공동체가 파괴당하는 고통을 겪었다. 그런데 1967년 전쟁을 통해 이스라엘이 이집트와 요르단에 속해 있던 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와 웨스트뱅크를 점령하면서 ‘점령당한 팔레스타인 영토’에 살게 됐다는 설명이다.

WCC는 이스라엘의 점령, 억압, 차별정책으로 팔레스타인 땅에 정의와 평화가 무너지고 그로 인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고통스런 삶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 ‘점령 50년’을 강조하고 재확인하는 회의를 열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 점령 하에서 교육, 이동, 직업, 농사, 공공서비스, 미래 등 모든 일상에서 억압, 통제, 차별을 받고 있고 그로 인해 미래가 불확실하며 절망적이라고 말했다는 전언이다. 그들은 말 그대로 ‘지붕 없는 감옥’에 살고 있음을 증언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일례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곳곳에 검문소를 세워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닭장 같은 검문소에서 몇 시간씩 대기하게 만들고, 때로 저항하면 때리거나 죽이기도 하는 일이다. 또한 높이 8미터가 넘는 분리장벽을 세워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분리하고, 땅을 불법 몰수해 정착촌을 세우고 이스라엘 사람들을 이주시킨다.

이 모든 것이 국제법에 의해 불법으로 판명이 났지만 이스라엘은 개의치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에서는 미국은 이스라엘에 막대한 군사지원을 하고, 국제사회는 효력 없는 국제법만 거론하고 실제 이스라엘에 압박이 될 수 있는 제재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정 박사는 “이번 회의의 단 하나 목표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을 끝내기 위해 교회가 할 일을 모색하는 것이었다”며 “이스라엘의 점령이 50년 동안 계속된 이유는 결코 이스라엘의 무력과 억압 때문만이 아니다. 그런 이스라엘을 묵인해 온 국제사회의 이중적인 태도와 세계시민들의 무관심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NCCK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겪고 있는 극심한 인권침해에 대해 같이 아파하고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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