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선군절'을 맞이해 북한군 특수부대의 백령도와 대연평도 점령을 위한 가상훈련을 참관했다고 노동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백령도 점령’ 훈련에 단거리 발사체 발사
저강도 도발로 한미에 군사 주도권 의지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북한이 26일 서해 백령도와 대연평도를 겨냥한 점령 훈련을 실시하고 동해상에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하는 등 동서에서 동시 도발을 감행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선군절 57돌을 맞아 이날 인민군 특수작전부대의 대상물 타격훈련을 참관했다. 대상물 타격훈련의 내용은 서해 5도 중 백령도와 대연평도를 점령하는 것이다. 

훈련은 비행기와 포병으로 화력 타격을 가한 뒤 수상, 수중, 공중으로 타격부대를 침투시켜 섬을 점령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 위원장은 현지 지도에서 “인민군대에서는 그 어느 나라 군대도 가질 수 없는 우리 혁명무력의 고유한 사상 정신적 특질을 굳건히 고수해야 하며, 오직 총대로 적들을 무자비하게 쓸어버리고 서울을 단숨에 타고 앉으며, 남반부를 평정할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쪽에선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6시 49분 강원도 깃대령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불상의 단거리 발사체 수 발을 발사했다. 비행거리는 약 250㎞로 파악됐다. 

강원도에 있는 깃대령 발사장은 스커드 계열 미사일 등이 실전 배치된 곳으로 지난 2014년 한미 연합훈련인 키리졸브&독수리 연습 당시에도 스커드 계열 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있다.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3발 가운데 한 발은 발사 즉시 폭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태평양사령부는 “북한이 발사한 첫 번째와 세 번째 미사일은 비행에 실패했으며, 두 번째 미사일은 거의 (발사) 즉시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이 이처럼 동쪽과 서쪽에서 동시 도발 카드를 꺼내 든 것은 한미의 을지연습에 맞대응하면서 한국과 미국에 군사적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미국을 겨냥해 ‘괌 포위사격’ 위협으로 엄포를 놓고, “미국의 행태를 지켜볼 것”이라며 관망해 왔다. 이런 가운데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이 시작되자 이처럼 도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실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호’ 등으로 괌 포위 사격 등 고강도 도발에 나서지 않고, 이처럼 저강도 도발을 시도한 점은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미국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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