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10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열린 '6.10 항쟁 촛불집회'에서 수많은 촛불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연합뉴스)
‘광우병 공포’ 과장 보도한 MBC도 ‘함구(緘口)’

[뉴스천지=유영선 기자] 2008년 대한민국을 큰 혼란에 휩싸이게 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가 열린 지 약 2년이 지났다.

당시 광우병 파동이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판매량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미국산 쇠고기의 한국시장 점유율은 2007년 6.4%, 2008년 15.2%, 2009년 26.5%로 꾸준히 증가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올해 2월까지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점유율은 33%로 50.5%인 호주산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수입쇠고기유통전문업체인 (주)굿푸드시스템 관계자는 “광우병 파동으로 다소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단가를 무시할 수 없는 일반서민들이 비싼 호주산이나 한우보다는 미국산 쇠고기를 선택했기에 국내 소비량이 꾸준히 증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망각의 동물’이란 말처럼 그때는 심각했더라도 금방 잊어버리는 것이 사람”이라고 말했다.

당시 ‘광우병 괴담’을 퍼뜨렸던 관련 사이트는 현재 인터넷에서 활동이 거의 중지됐고, 광우병 위험성에 대한 언론 보도도 거의 없는 상태다.

단지 MBC ‘PD수첩’의 광우병 소송과 관련한 뉴스가 나오는 것이 전부다.

조선일보 12일자 보도에 따르면 한때 ‘광우병 위험’을 부각시킨 MBC도 최근 6개월 사이 ‘광우병’을 언급한 기사는 겨우 4건에 불과했다.

또한 2년 전 ‘광우병 위험’을 확산시킨 주요 언론사에서도 대부분 ‘광우병’ 관련기사가 큰 폭으로 줄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글로 광우병 반대 시위를 지지하던 ‘아고라’의 게시판에서도 현재 ‘광우병’ 관련 게시물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이기우(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확 달아올랐다 금방 식어버리는 언론과 시민사회의 가벼움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였다”며 “당시 광우병 위험성을 제기하는 언론과 시민사회 주장이 너무나 일방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편파적인 언론이나 시민사회의 주장은 위험하다는 것을 2년이 지난 현재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2년 전 발생했던 촛불집회는 MBC ‘PD수첩’이 ‘목숨을 걸고 광우병 쇠고기를 먹어야 합니까’라며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과장 보도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후 ‘PD수첩’ 내용과 인터넷의 ‘광우병 괴담’에 놀란 10대까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윤창현 바른사회시민회의 운영위원은 “촛불집회는 단순한 쇠고기 문제가 아닌 우리사회 내부에 존재하고 있는 갈등들이 한꺼번에 표출된 것”이라며 “과도한 언론 보도와 인터넷 허위 사실 유포, 정치적인 문제가 결합된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윤성옥 자유총연맹 대변인은 “당시 촛불시위와 유언비어 확산 등으로 온 국민을 혼란과 공포로 몰고 간 데 대한 사죄와 책임은커녕 여전히 전 방위적인 국론분열을 멈추지 않는 세력에 대해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