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로 한·중 수교 25주년이 됐다.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 갈등으로 인해 이번 수교 25주년 행사는 싸늘하게 진행됐다. 우리 정부는 이번 25주년 행사를 기해 사드 국면을 타계해보려 했지만 분위기는 반전되지 않았다. 다행히 양 정상 간 축하메시지 교환이 있긴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양국 정부와 국민이 소통과 교류·협력을 통해 상호 이해와 신뢰를 높이며 성숙한 관계를 발전시켜왔다”며 “시진핑 주석과의 공감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와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실질적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희망했다. 시진핑 주석은 “한·중 수교 25년간 양측의 공동노력 하에 양국 관계가 부단히 발전해 양국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었다”며 “함께 노력해 정치적 상호 신뢰를 공고히 하고, 이견을 타당히 처리하며, 한·중 관계를 안정적이고 건전하게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우리와 중국과의 관계는 역사적으로도 미묘한 구석이 많다. 중국으로부터 수많은 침략을 당했으면서도, 중국을 사대(事大)하는 대중국정책을 유지했다. 그런 애증의 관계는 최근의 역사에서도 반복됐다. 중국은 6.25 때 인해전술로 수많은 우리 국민을 살상한 적국(敵國)이었다. 그 당시 인해전술에 가장 많이 동원된 중국인은 바로 조선족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렇게 북한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수많은 한민족이 동족상잔의 비극을 치르게 한, 한편으론 비열한 구석을 가진 중국이다. 

1992년 수교 당시 우리나라의 대중 교역의존도는 4%에 불과했지만, 2000년 9.4%로 확대됐고 지난해에는 40.9%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지나치게 높은 중국 의존도는 우리 경제에 되레 불안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사드갈등으로 촉발된 중국의 감정적 대응은 겉만 대국이라는 인식을 주고 있다. 중국이 저렴한 인건비로 우리 기업을 유치할 때 우리 기업들이 별 생각 없이 전해준 기술은 중국의 엄청난 자산이 됐고, 이젠 부메랑이 되고 있다. 모든 분야에서 중국의 기세는 매섭다. 심지어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핵심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ICT와 AI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중국과 한국의 관계는 이렇듯 서로 필요한 존재이면서도, 앙금이 남은 애증의 관계로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바라기는 시 주석이 말한 것처럼 ‘서로의 이견이 타당히 처리돼, 상호 안정적이고 건전하게 발전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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