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속의 땅의 포도와 정탐꾼들(원제: 가을), 니콜라 푸생, 1664, 루브르박물관.

임준택 관광영어통역안내사/목사 

 

1664년도에 그려진 이 그림은 프랑스의 자랑 니콜라 푸생의 4계 중 가을에 해당하는 그림이다. 아직 풍경화라는 장르가 생기기 약 200년 전에 푸생은 풍경 속에 자신이 그리려고 했던 성경적 이야기들을 그려 넣었다. 인물중심의 그림에서 풍경중심으로 옮겨놓은 푸생은 이 작품에서도 수확하는 가을의 느낌을 살려서 그 가운데 가나안의 정탐꾼들이 ①어깨에는 포도와 다른 한 손에는 석류와 무화과를 가지고 정탐한 땅을 보고하러 가고 있다. 얼마나 포도가 큰지 두 사람이 한 송이의 포도를 어깨에 메고 나오고 있다. 화가가 과장해서 그린 것일까? 민 13:22~23에 보면 헤브론 땅에 아낙 자손 아히만과 세새와 달매가 있었고 에스골 골짜기에 포도 한송이 달린 가지를 베어 둘이 막대기에 메고 또 석류와 무화과를 취하였다고 기록돼 있으니 화가는 성경의 기록을 그대로 화폭에 충실하게 옮긴 것이다. 

그럼 이들은 왜 포도와 과일들을 가져가려 했을까? 미 13:17~20에 모세가 12정탐꾼들에게 그 땅의 실과를 가져오라고 명하였는데, 실제 정탐한 곳을 다녀왔는지 확인하기 위해 포도를 증거물로 가져갔던 것이다. 그들이 보고한 리포트는 40일 동안 정탐해보니 네피림 후손 아낙 자손이 살고 있는 곳인데 그들이 먹는 어마어마한 과일들을 그 증거로 보여주며 여기는 절대로 우리가 정복할 수 없는 곳이다라고 주장하고 싶었을 것이다. 아낙 자손들이 그 때는 얼마나 컸을까? 약 500년 후 골리앗의 키가 3미터 정도 된다고 하였으니 그 정도로도 위압감을 느끼기에 충분했으리라. 그래서 그 땅에 대해서 악평하여 이르기를 자신들이 마치 메뚜기와 같다고 했던 것이다. ‘그 땅 거민은 강하고 성읍은 견고하고 심히 클 뿐 아니라 거기서 아낙 자손을 보았으며 아말렉인은 남방 땅에 거하고 헷인과 여부스인과 아모리인은 산지에 거하고 가나안인은 해변과 요단가에 거하더이다 … 탐지한 땅은 그 거민을 삼키는 땅이요 거기서 본 모든 백성은 신장이 장대한 자들이며 거기서 또 네피림 후손 아낙 자손 대장부들을 보았나니 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으니 그들의 보기에도 그와 같았을 것이니라(민 13:28~33). 

그림의 오른쪽 배경을 보면 성이 견고하게 그려진 이유도 푸생이 이 기록을 유심히 보고 그림으로 옮겼기 때문일 것이다. 글이 그림이 된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문화(文化)라고 한다. 10정탐꾼의 보고는 지금의 거짓 언론과도 같아서 그 소문을 들은 백성들은 민수기 14장에서 원망의 정도가 극에 달하였고 하나님은 진노하여 갈렙과 여호수아를 빼고 1세대들을 다 멸절시킬 것을 말씀하셨다. 그럼 10명의 정탐꾼은 사실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인가 사실대로 보고한 것인가? 본 대로 증거했고 그 증거물인 포도송이를 가지고 왔다. 무엇이 문제인가? 사실대로 보았지만 현상 안에 감추어진 진실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갈렙과 여호수아는 어떻게 보았을까? 다음 시간이 기다려진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