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난민기구통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 세계 난민은 1612만 1427명이다. 1분에 24명꼴로 난민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출처: 뉴시스)

보수진영 ‘무슬림 난민 인정’에 경계심 높여
진보진영 “시리아 난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난민’을 바라보는 한국교회 내 시각차가 상당하다. 특히 보수-진보 진영으로 대변되는 기구들의 입장차가 극명하게 갈린다.

보수진영에서는 무슬림들에 대해 쉽게 난민으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면 진보진영에서는 인도적 차원을 이유로 난민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최근 서울행정법원은 요르단 출신 A씨에 대해 난민 인정 판결을 내렸다. A씨는 요르단에서 ‘아랍의 봄’ 시위에 적극 나서다가 정부의 압박이 심해지자 지난 2014년 입국해 난민신청을 했다. 그러나 당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A씨는 법무부에 이의신청을 제기하고 법원의 소송을 거쳐 지난 20일 겨우 ‘난민’ 지위를 획득하게 됐다.

A씨의 소식이 알려지자 한국교회 보수진영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교회언론회(대표회장 유만석 목사)는 A씨가 무슬림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무슬림에 대한 난민 인정은 매우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교회언론회는 “과거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이런 식으로 무슬림 난민들을 받아들였다가 끔찍한 폭력과 테러로 인해 ‘다문화 정책의 실패’를 뼈아프게 선언한 경우가 허다하다”고 경계했다. 아울러 교회언론회는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를 언급하며 “중동에서는 2011년에 시작된 ‘쟈스민 혁명’의 후세대들이 IS(이슬람국가)가 되어, 세계를 폭력과 살상의 공포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IS에 대해 “무슬림들 가운데 ‘돌연변이’에 의한, 부분적인 실수나 악행이 아니다”며 “이들의 폭력과 테러를 뒷받침하는 것은 그들이 믿는 경전인 ‘꾸란’이며, 무슬림들의 폭력을 부추기는 사이드 꾸틉의 ‘진리를 향한 이정표’와 같은 폭력 교서(敎書)가 있기 때문”이라며 이슬람교 전체로 부정적인 시각을 확대했다.

교회언론회는 “(난민 지위를 인정할 때) 그들의 종교적 문제, 문화적 문제, 사회적 문제, 폭력과 살상의 문제, 잠정적 테러리스트의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단순 판단으로 ‘인권’ 만을 고려해 많은 무슬림들에게 대한민국의 국민적 주권을 허용한다면, 이는 ‘트로이 목마’를 끌어들이는 일이 되지 않을까 심히 염려되지 않을 수 없다”고 거듭 경계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개신교 진보진영이 난민을 대하는 태도는 사뭇 다르다. 한국교회 대표적인 진보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는 앞서 지난 2015년 시리아 난민 어린이 쿠르드의 죽음을 듣고 법무부장관과 한국교회 목회자들에게 서신을 보내는 등 난민 수용을 적극 요구하고 나섰다.

NCCK는 법무부장관에게 “한국전쟁 당시 국제사회가 고향과 가족을 잃은 한국민들을 위해 베푼 사랑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 모두에게는 국제사회에 그 사랑을 되갚아야 할 의무가 있다”며 시리아 난민들을 적극 수용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목회자들을 향해서는 “시리아의 내전 종식을 위해 기도해달라”며 “집을 잃고 헤매고 있는 시리아의 난민들을 위해 힘을 다해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시리아 난민 돕기 모금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한편 유엔난민기구통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 세계 난민은 1612만 1427명이이다. 1분에 24명 꼴로 난민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에도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난민 지위를 신청한 사람은 2만988명(출입국관리사무소 통계)이다. 1994년부터 2016년 말까지의 국내 난민 인정률은 2.7% 정도다. 지난해 난민 인정률은 1.54%에 불과하다. 반면 전 세계 평균 난민 인정률은 3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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