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진열된 계란을 고르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한판 500~1000원 인하
급락한 산지도매가 반영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살충제 계란’ 전수조사 후 안전한 계란만 판매하고 있다는 정부의 발표에도 판매가 지속 감소하면서 대형마트들이 일제히 계란가격 인하에 나섰다. 폭락한 산지 도매가격을 반영한 조치다. 향후 산지가격의 추이를 보고 추가 인하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1위인 이마트가 먼저 인하를 단행했다. 이마트는 전체 계란 판매가격의 기준이 되는 알찬란(30구, 대란) 소비자가격을 23일부터 기존 6980원에서 6880원으로 1.43% 인하했다. 하지만 도매가격의 하락폭에 비해 인하폭이 작아 비난이 일자 500원으로 인하를 확대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잇달아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 홈플러스는 30구 계란 한판의 가격을 7990원에서 6980원으로 12.64%(1010원) 내렸다. 롯데마트도 같은 날 오전 인하계획을 발표했다. 처음에는 200원을 내리기로 했다가 다시 인하폭을 600원으로 키워 6980원에서 6380으로 내렸다.

이처럼 대형마트 3사가 계란가격을 내렸지만 하락폭을 놓고서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살충제 계란 파동의 여파로 산지 도매가격은 25%나 급락했지만 소비자가 인하폭은 10%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전인 지난해 11월 10일 계란 산지 도매가는 개당 171원이었고 이마트 알찬란 30구 소매가는 5980원이었다. 살충제 계란 파동 후 수요가 급감하면서 산지 도매가는 지난 11일 169원에서 18일 147원, 22일 127원까지 떨어졌다. 24.9%나 폭락한 것. AI 이전보다도 오히려 더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셈이다.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계란을 대량 폐기하면서 공급은 5% 안팎으로 감소했지만 수요는 40% 가까이 줄어든 영향이다.

도매가의 추락속도에 비해 소매가격의 하락속도는 더디다. 농산물유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8일 7358원이던 계란 한판(30구, 특란) 소매가격은 21일 7445원으로 올랐다가 22일 7431원, 23일 7212원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는 1개월 전(7782원)보다 7.3% 했지만 1년 전 가격(5417원)이나 평년 가격(5588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일제히 판매가를 낮춘 대형마트의 계란가격 역시 여전히 6000원대 중반으로 AI 이전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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