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영화 ‘남한산성’ 제작보고회가 열린 가운데 황동혁 감독(가운데)과 배우 박해일, 고수, 김윤석, 이병헌, 박희순, 조우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철저한 역사적 고증 통해 만들어
같은 충심 다른 신념이 만든 대립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후세에게 조선 최악의 임금이라 평가받는 인조. 인조반정으로 폭군 광해군을 몰아내고 왕위에 올랐으나 왕위에 오른 지 14년 청의 위협으로 병자호란이 발발한다. 결국 청나라에 굴복하고 소현세자를 청에 인질로 보내기까지 한다. 이러한 선택이 아무런 고민 없이 내린 인조의 독단적 결정이었을까. 인조의 결정 전 47일간을 그린 영화가 관객을 찾아온다.

23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영화 ‘남한산성’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황동혁 감독, 배우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 등이 참석했다.

영화 ‘남한산성’은 소설가 김훈이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1636년 병자호란 당시 청의 공격을 피해 남한산성으로 가게 되는 가운데 조선 조정 대신들의 갈등을 그리고 있다. 굴욕적이지만 청에 굴복해 백성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끝까지 맞서 싸워야 한다는 주장 속에 커져가는 인조의 번민도 담고 있다.

▲ 23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영화 ‘남한산성’ 제작보고회가 열린 가운데 황동혁 감독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영화를 연출한 황동혁 감독은 “인조 때와 현시대가 닮은 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며 “조선이 광해군 때부터 명과 청 사이에 줄타기한 것처럼 현재 대한민국도 미국과 중국이라는 강대국 사이에서 많은 것들을 생각해야 한다. 과거를 되돌아보며 현시대를 살펴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고 제작 배경을 밝혔다.

배우 이병헌은 전작 ‘광해’ ‘협녀’ 이후 또 사극에 도전했다. 그는 순간의 치욕을 견디고 나라와 백성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이조판서 ‘최명길’을 연기한다. 그는 “전작은 판타지적 요소가 있는 사극이었으나 이번 영화는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통해 만들어진 영화”라며 “최명길이라는 실제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다 보니 조금 더 진지하게 촬영에 임했다”고 말했다.

최명길의 의견과 반대로 청의 치욕스러운 공격에 끝까지 맞서 싸워 대의를 지켜야 한다는 예조판서 ‘김상헌’을 연기한 김윤석은 “최명길과 김상헌의 대립이 강조되지만, 사실은 인조와 3각 구도”라며 “최명길에게 얘기하는 것 같지만 인조에게 얘기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영화 ‘남한산성’은 이병헌, 김윤석을 주축으로 연기구멍 없는 탄탄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청나라 역관 ‘정명수’로 분한 조우진이 “한국 영화계 어벤저스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의 배우들과 함께 연기하니 감격스러웠다”고 고백할 정도.

병자호란을 다룬 또 다른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 청과 맞서 싸우는 신궁을 연기했던 박해일은 ‘인조’로 분했고 고수는 백성의 마지막 희망이 담긴 왕의 격서를 근왕병에 전달하는 ‘서날쇠’로 분했다. 선 굵은 연기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박희순은 남한산성을 지키는 수어사 ‘이시백’을 연기한다.

조선의 치욕스러운 역사 뒤, 왕의 번민과 신하의 충심 그리고 희망을 바라며 버틴 민초의 삶을 그린 영화 ‘남한산성’은 오는 9월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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