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의 8.2부동산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 또는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등 일부지역의 부동산 거래가 뚝 끊어지면서 건설 경기마저 곤두발질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정부는 내년도 예산에서 SOC(사회간접자본)관련 사업비를 대폭 줄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정부예산을 편성하고 있는 기획재정부에서는 올해 SOC 예산(22조 1000억원)보다 훨씬 낮게 편성 기준을 삼고 있는 바, 국토교통부가 올해 예산보다 3조 400억원을 줄여 제출했지만 기재부는 3조원 이상 추가 삭감에 나설 계획이다. 기재부 안대로 된다면 SOC 예산은 2017 대비 약 30%(약 6조 6000억원) 정도가 감소돼 역대 최고치의 삭감을 보이게 된다.

기재부의 판단은 그동안 건설한 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 투자 시설이 충분히 누적됐다는 점을 앞세우고 있지만 그보다는 정부예산 중에서 복지와 국방 예산 등 쓰일 데가 많기 때문이라 하겠다. 그렇다하더라도 한꺼번에 SOC 예산을 대폭 줄이는 것은 경기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한국 경제는 아직도 전반적인 경제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기가 어렵고 실업자가 많이 발생할수록 정부는 건설 경기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를 확대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국내 산업별 취업자 구조를 보면 건설업은 6.7%를 차지고 있는 바, 이는 서비스업(70.2%), 제조업(16.2%)에 이어 근로자수가 많은 산업분야다.

또한 건설업은 고용창출 효과가 매우 큰 분야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취업유발계수(10억원의 수요 창출 시 고용 인원)는 건설업이 13.8명으로 제조업(8.6명)보다 많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건설업은 일자리 만들기와 경제활성화를 진작시키는 핵심 산업이므로 매년 일정지분 예산이 확보돼야 한다. 박근혜 정부 초기에 SOC 예산을 삭감했다가 경기가 급격하게 침체되자 추경예산에서 다시 증가한 사실을 정부는 교훈으로 새겨야 한다. SOC 예산의 급격한 감소는 건설경기를 경착륙시켜 경제활성화에 악영향을 미치게 됨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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