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발표 때 확실한 물증 제시될 것"

(서울=연합뉴스) 천안함을 침몰시킨 수중무기가 북한의 어뢰라는 '결정적인 물증'(스모킹 건)이 드러났다.

민.군 합동조사단이 지난주 백령도 해상에서 1.5m 크기의 어뢰 뒷부분 동체를 수거해 이 동체 내에서 '1번'이란 표기를 식별해낸 것.

이 글씨는 숫자와 한글의 조합으로 이뤄졌고 글씨체 자체가 북한식 고유 글자체인 것으로 분석돼 결정적인 물증으로 제시됐다.

한글로 표기된 단어가 식별된 것은 어뢰공격의 주체가 한반도 주변국이 아닌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뜻하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도 이날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를 갖고 "내일 천안함 사태 조사결과 발표 때 세계 어느 나라,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분명하고 확실한 물증이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확실한 물증'이 바로 어뢰에 표기된 '1번'이란 단어를 지칭한 것이라는게 핵심당국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북한이 왜 '1번'이란 한글이 표기된 어뢰를 사용했는지는 의문이지만 결국 이를 통해 자신들의 소행이라는 꼬리가 잡힌 것이다.

특히 '1번'이란 글자는 북한에서만 사용하는 글씨체인 것으로 분석되어 북한의 소행이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7년 전 서해 연안에서 수거한 북한 훈련용 어뢰에는 '4호'라는 단어가 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초 합조단 조사가 시작되면서 단서를 확보하는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1개월여 만에 물증을 찾아낸 것은 쌍끌이 어선이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그물 양쪽에 무거운 납덩어리를 달아 바다 밑을 훑어 파편을 수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쌍끌이 작업 때문에 어뢰 파편과 동체를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군당국은 천안함을 북한 어뢰가 공격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대북 군사대비태세 강화 일환으로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대규모 한미 연합 대잠수함 훈련 일정을 미측과 본격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다.

이어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철거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방안 등 본격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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