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정약용의 목민심서와 십자가, 안중근의 유묵, 회화 성모자상(장우성 作) (출처: 천주교 서울대교구)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 천주교회 230여년 역사를 집대성한 유물이 사상 처음으로 바티칸에서 특별 전시될 예정인 가운데 ‘다산(茶山) 정약용의 무덤에서 발견된 십자가’에 대해 정약용의 후손과 다산연구소가 전시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다산 정약용의 7대 종손인 정호영(59)씨는 21일 “다산의 묘소는 한 번도 이장·파묘를 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무덤에서 십자가가 나올 수 있겠느냐”며 이 유물의 진위가 의심된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정씨는 “나도 천주교인이다. 하지만 검증 과정에 문제가 있는 유물을 바티칸에서 전시하는 건 한국천주교회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16일 다산연구소는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공문을 보내 “근거 사실을 분명히 밝힐 수 없다면 이 십자가를 전시물품에서 제외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측은 정약용의 십자가를 전시품목에서 제외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 십자가를 소장한 측(오륜대한국순교자박물관 관장 배선영 수녀)에서는 ‘진품이 맞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이달 초 보도자료를 통해 9월 9일부터 11월 17일까지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히는 바티칸 박물관에서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한국 천주교회 230년 그리고 서울’이란 제목으로 한국 천주교 유물 203점이 특별 전시된다고 밝혔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 부위원장 원종현 신부는 “바티칸 특별전은 한국 천주교 문화와 유산을 보편교회에 알릴 좋은 기회”이며 “교회 유물 역시 한국의 문화를 반영하고 있어 교회사를 초월해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 특별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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