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미래 전망, 상반된 인식
국민 10명 중 7명, 종교·교회 불신
“목사들의 비리·범죄·부패 때문에”
교인 과반수 “영향력 증가할 것”

예장합동 대대적인 설문조사 진행
국민·교회·사역자·교인 총 망라해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우리 국민과 개신교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한국교회’에 대한 인식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이 바라보는 한국교회의 미래는 어두웠던 반면 개신교인의 전망은 상당히 밝았다.

국민 과반수(55.5.%)는 향후 10년 이후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신교 신자들이 감소할 것이라고 보는 국민들은 더 많았다. 65.3%가 향후 10년 이내에 다른 종교보다 개신교 신자들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민 54.6%는 한국교회가 미래사회에서 영향력이 감소할 것이라고도 봤다. 10명 중 7명(68.4%)은 한국교회가 우리사회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고 봤다.

반면 개신교인들은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증가할 것이라고 보는 견해(54.5%)가 과반수를 넘었고, 향후 개신교인이 더 증가할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54.4%에 달했다. 한국교회가 영향력이 더 증가할 것이라고 보는 개신교인도 5명 중 3명(66.7%)이 넘었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 개신교인은 67.9%를 차지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가 발표한 ‘일반국민 및 종교 및 기독교에 대한 인식조사’는 크게 종교에 대한 인식, 개신교에 대한 인식, 사회이슈에 대한 인식, 향후 종교 및 기독교의 영향에 대한 인식, 기타 응답자 사회통계학적 특성 등 5개 부문으로 이뤄졌다.

설문결과는 최근 진행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한국교회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포럼’에서 발표됐다. 조사는 일반국민 1000명, 교단 내 전국 2000개 교회, 총신대 신학대학원생 974명, 주일학교 관계자(담임교역자 126명, 부교역자 582명, 교사 1842명, 학부모 1341명, 미취학 아동 971명, 유초등부 1472명, 중고등부 1885명, 청년·대학생 1608명) 등을 대상으로 온라인·우편·전화·면접조사를 통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진행했다.

◆‘한국교회’ 불신하는 국민들

조사 결과 내용은 그동안 발표됐던 여론조사 결과와 맥락을 함께했다. 특히 개신교에 대한 불신은 상당했다.

일반국민 10명 중 7명(71.6%)은 교회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개신교 교인 10명 중 3명도 자신의 종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로 떠올리는 것은 목사(성직자)들의 각종 비리·범죄·부패·사기가 가장 많았으며, 강요적이며 너무 과한 전도, 집단이기주의, 뉴스에 나오는 부정적인 비리·부정부패 등도 꼽혔다.

한국교회를 신뢰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24.7%에 불과했다. 75.3%가 불신한다고 밝혔다. 개신교인이라고 밝힌 응답자도 10명 중 4명(38.9%)은 한국교회를 불신하고 있었다. 특히 향후 종교를 가질 의향이 없다고 응답한 답변자 92.7%가 한국교회를 불신한다고 답변했다.

개신교 전도활동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개신교 전도를 경험한 응답자의 65.2%가 거부감이 들거나 부정적인 느낌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개신교인조차도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22.2%로 무시하지 못할 수준으로 나타났다.

교회 헌금에 대한 사용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은 사회봉사 및 공헌이나 구제가 65.6%로 가장 높았고, 교회운영이나 신자들에 대한 도움이나 구제는 20%대로 나타났다.
 

 

◆종교 갖는 이유 “마음 안식 위해”

설문조사 결과 일반국민 중 53.6%가 종교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학력·소득이 높을수록 종교를 갖고 있는 비율이 높았다. 10대는 33.7%로 가장 적었으며, 종교가 있는 50세 이상은 61.9%에 달했다. 가구 월 평균 소득이 600만원 이상(58.8%)에서 가장 많았다. 종교가 있는 국민 중 기독교인이 47.0%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불교가 30.4%, 천주교 21.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기독교 신도들의 교단 중에서는 예장합동 교단이 19.0%로 가장 많았고, 예장통합 15.9%, 감리교 14.7%, 순복음 11.1%로 집계됐다.

종교가 있는 국민들의 종교생활 이유는 ‘마음의 안식이나 평안, 행복을 위해서’가 50.4%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부모님 등 가족들이 믿고 있어서(17.5%)’, ‘본인이나 가족의 건강을 위해(17.4%)’, ‘어려서부터 믿고 있어서(16.0%)’,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11.2%)’ 등 순으로 집계됐다. 개신교 신도의 경우 마음의 안식이나 행복을 위해서(42.1%) 신앙을 한다는 답변은 전체 보다 낮았고, 영생을 위해(22.2%), 어려서부터 믿고 있어서(19%)는 높았다.

종교가 없다고 응답한 국민들의 종교를 믿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종교에 대한 필요성이나 관심이 없어서(44.2%)’였다. ‘기존 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 때문이라는 응답도 34.5%로 상당했다. 현재 종교가 있는 사람들 중 17.0%는 향후 종교생활을 할 의향이 없었고, 반면 현재 종교가 없는 사람들 중 19.0%는 향후 종교생활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향후 믿고 싶은 종교는 개신교가 44.8%로 가장 많았고, 천주교, 불교 순으로 나타났다. 종교를 갖고 싶은 이유는 ‘마음의 안식이나 평안, 행복을 위해서’가 65.5%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일반국민 10명 중 6명(58.1%)은 종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신뢰할 수 있는 종교는 천주교(45.0%), 불교(27.4%), 개신교(25.8%) 순으로 나타났다.

◆동성애·이슬람·이단 관련 조사도

예장합동 등 개신교계 내부에서도 입장이 갈리는 주요 이슈에 대한 설문도 함께 진행됐다.

동성애에 대한 인식은 무관심층이 47.2%였으며, 윤리와 도덕에 어긋나 반대한다는 의견도 32.2%로 조사됐다. 선천적인 것으로 공감한다는 의견은 10.7%에 그쳤다. 동성애에 대한 반대는 개신교인이 49.2%로 천주교(34.5%), 불교(30.7%)보다 높았다.

보수개신교계가 배척하는 이슬람교에 대해서는 한국의 다른 종교와 문화 충돌이 예상되고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의견이 37.1%로 나왔으며, 개인 종교의 자유라 이해한다는 답변이 33.0%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번 설문에서는 한국교회가 민감하게 여기는 이단에 대한 설문도 함께 진행됐다. 개신교가 이단 단체로 규정하는 이유를 안다고 응답한 국민들은 이단으로 규정하는 이유에 대해 ‘교리적 내용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64.0%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사회적으로 부정적 인식이 강해 전체 기독교 이미지 실추가 우려돼(20.5%)’ ‘기독교에서 파생한 소수 집단이기 때문(13.7%)’ 등으로 답변이 나왔다. 개신교인들은 10명 중 7명(73.5%)이 ‘교리적 내용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남북통일과 관련해서는 통일이 가능하다는 국민이 43.8%로 통일이 불가능하다는 33.8%보다 높게 조사됐다. 남북통일을 위해 교회가 해야 하는 역할로는 식량 원조 등 민간교류(32.0%)가 가장 우선적으로 제시됐다.

◆“한국교회 겸손해져야”

예장합동 총회교육진흥원장 노재경 목사는 이번 설문 결과와 관련해 “한국교회가 리더에서 일반 성도와 학생에 이르기까지 붙들어야 할 태도는 ‘겸손’”이라며 “겸손한 교회, 겸손한 성도로서 자리매김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며 10가지 시사점을 언급했다.

그는 ▲일반인들이 교회를 바라보는 시각과 교회 안에 있는 구성원들이 교회를 바라보는 시각의 큰 차이 ▲여론형성에 일반 매체와 눈 활동에 더 민감한 대응 필요 ▲신앙생활이 생활신앙이 되도록 훈련 필요 ▲교회 안의 다양한 구성원 간 삶의 정황과 사회적 이슈 대한 인식과 관점 공유 통한 소통 작업 필요 ▲교회 리더들과 일반 성도들에 대한 생활태도 교육 필요 ▲교회 시스템에 대한 고민 ▲교회 신뢰성 확보한 후 좋은 문화 보급 통한 사회적 문화 선도 ▲찾아가는 전도가 아닌 교회로 찾아오게 하는 전도로 패러다임 전환 ▲교회의 주 관심을 제도보다 사람을 키우는 관점으로 바꿔야 함 ▲교회 내적으로 교회와 성도로서의 정체성 확립을 통한 결집력 강화 필요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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