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진열된 계란을 고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정부 발표, 믿음이 안 간다”
판매재개에도 구매는 ‘주춤’
소비심리악화… 매출 반토막

[천지일보=정다준 수습기자] “당분간 계란은 먹지 않겠다. 정부발표 후에도 계란을 찾지 않는다.” 정부가 살충제 계란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안전한 제품에 대한 유통을 재개했지만 소비자 불안은 여전한 모습이다. 불신이 계속되면서 관련 제품의 매출도 급감하고 있다.

지난 18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전수조사를 마치고 적합판정을 판은 1190개 농장에 대한 계란 출하를 즉시 허용했다. 대형마트들도 속속 판매를 재개하면서 매대에는 다시 계란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판매는 정상화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대형마트 3사(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18~19일 계란 매출은 평상시의 절반으로 줄었고 편의점도 생란과 구운계란 등 관련 매출이 30% 이상 감소했다.

실제 19일 찾은 서울 용산구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예전과 다르게 계란 앞에서 고심하는 소비자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계란의 식별번호를 유심히 확인하거나 먼발치서 바라만 보고 지나치는 고객들도 많았다. 30분 동안 48명이 계란 매대에 들렀지만 구매를 한 사람은 25%인 12명에 불과했다.

계란을 사지 않고 돌아서던 최민희(50대, 서울 마포구)씨는 “유럽에서 계란 파동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우리나라는 계속 먹고 있었을 것 아니냐”며 “이상은 없다고 하는데 믿음이 가질 않는다”고 말했다. 이모(50대, 서울 용산구)씨 역시 “계란이 재판매됐지만 검사기간도 짧고 불안해서 사용하지 못하겠다”며 “강경책을 써서라도 정부가 (식품안전 관리를) 확실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빵집이나 계란을 많이 사용하는 음식점들 역시 매출에 타격을 받고 있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대기업 계열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최근 매출이 10% 안팎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 농가의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결과가 나왔음에도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홍모(45)씨는 “아직도 김밥에 계란을 빼달라는 손님도 있고 냉면에 들어간 계란을 먹지 않고 남겨두기도 한다”며 “(계란의) 모든 관리가 투명하게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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