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어뢰 핵심물증..화약성분-어뢰파편-파편번호"
객관.과학적 담보위해 발표문 최종 조율

(서울=연합뉴스) 천안함 침몰원인을 조사해온 민.군 합동조사단은 19일 4개 분과위 별로 이뤄진 조사작업을 사실상 마무리 짓고 그간 조사내용을 발표문 형식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합조단은 4월 초부터 과학수사, 선체구조 및 관리, 폭발물 유형 분석, 정보.작전분석 분과위원회 등 4개 분야별로 침몰 원인을 규명해왔으며 20일 오전 이를 발표할 계획이다.

애초 수개월이 소요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합조단은 다국적 전문가들을 참여시킨 가운데 진행된 조사에서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으며, 이를 입증하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자료와 물증을 공개할 방침이라고 국방부 관계자는 전했다.

특히 어뢰 제조 내역을 추정하는 일련번호라고 할 수 있는 몇 개의 숫자가 적혀진 어뢰 프로펠러(추진기) 파편을 물증으로 제시할 가능성도 있어 주목되고 있다.

◇과학수사 분과위 = 천안함 절단면과 해저 모래 등에서 폭약 성분을 검출하는 작업을 도맡았다. 국방부조사본부의 과학수사연구소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미국 전문가 7명 등이 주축이 됐다.

이들은 천안함의 연돌(연통)과 함미가 가라앉은 해저 모래에서 폭약의 폭발력을 높여주는 기폭제인 RDX라는 화약성분을 검출했다. RDX는 기뢰에도 들어가지만 어뢰 폭발력을 높이도록 주로 사용되는 화약성분이다.

특히 북한의 어뢰 공격이란 '결정적인 물증'(스모킹 건)을 밝혀낸 것도 이들의 분석력에서 비롯됐다.

7년 전 서해 연안에서 수거한 북한의 훈련용 경어뢰 1발의 추진 화약이 천안함에서 검출된 화약성분과 동일하다는 핵심적인 물증을 찾아낸 것이다. 합조단은 발표문에 이 증거자료를 제시할 방침이다.

또 백령도 해상에서 쌍끌이 어선을 통해 수거한 알루미늄 합금 금속 파편 일부가 북한의 훈련용 어뢰 재질과 같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해상에서 수거한 프로펠러 파편과 훈련용 어뢰 재질도 동일하다고 합조단 관계자는 전했다.

여기에다 프로펠러 파편에 적힌 몇 개의 숫자를 식별하고 북한의 글씨체와 같다는 것도 파악했다. 결국 과학수사 분과위에서 북한 어뢰공격의 핵심적인 물증을 찾아낸 것이다.

◇정보.작전분석 분과위 = 천안함을 향해 어뢰를 발사한 잠수함의 기동경로 및 북한군 통신감청 분석을 담당했다. 영국과 캐나다 전문가들이 이 분과위에 합류했다.

천안함을 공격한 상어급(325t) 잠수함 또는 유고급(70~85t) 잠수정이 서해 비파곶 기지에서 기동해 공해를 돌아 백령도 해상의 천안함으로 접근했을 정황을 분석했다.

상어급은 최저 수심 16~17m, 유고급은 최저 수심 10~12m에서 각각 작전을 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금속 파편과 화약성분을 포함한 잠수함 기동정황 등도 모두 증거자료로 제시될 것"이라며 "북한의 소행임이 입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체.구조관리 분과위 = 천안함이 외부 폭발과 함께 두 동강 나면서 급속히 침몰한 원인을 집중적으로 규명했다. 미국과 호주 전문가 각각 4명과 3명이 합류해 분석 작업을 도왔다.

첨단기법인 시뮬레이션(컴퓨터 가상실험)과 3D 입체영상 사진을 통해 선체가 어뢰 공격을 받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천안함 좌현에서 어뢰가 폭발하면서 위로 솟구치는 폭발력과 정확한 폭발지점을 산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뮬레이션 결과 탄두 250㎏ 안팎의 음향추적 중어뢰(어-3G)가 천안함 가스터빈실 아래 2~3m 해저에서 폭발해 선체를 두 동강 난 것으로 드러났다.

1980년대 중국에서 개발된 '어-3G' 어뢰는 함정의 스크루 소리와 와류 등 음향과 항로대를 뒤쫓아 타격하는 '수동음향' 어뢰로 구분된다. 사거리 12~14㎞로 속력은 초당 12~14m에 이른다.

탄두 무게는 200여㎏이지만 고폭약을 장착했다면 이런 탄두 무게로도 1천200t급 초계함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폭발유형 분석 분과위 = 수중무기 유형별 폭발 형태를 분석했다. 미국 전문가 2명과 국내 선박회사, 군 과학수사연구소 전문가들이 주축이 됐다.

천안함 침몰 초기 제기된 내부폭발과 피로파괴, 암초 충돌설 등을 규명했지만 특히 해저 장애물에 의해 천안함이 충돌했는지에 중점을 두고 조사를 진행했다는 후문이다.

서해의 깊이와 바다 밑의 성질, 암초의 위치, 조류의 방향, 항로 표지, 연안의 약도 등 바다 상태를 적어넣은 해도(海圖)를 미측으로부터 넘겨받아 분석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함이 기동한 해저에는 암초 등 장애물이 없었으며 암초에 의해 좌초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합조단은 전했다.

합조단은 이들 분과위에서 규명한 내용을 발표문에 담고 있으며 과학적이고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이날까지 발표 문안을 최종 조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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