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준 민속 칼럼니스트 

 

한민족은 삼신할매의 점지로 아기가 태어나면 ‘단동십훈(檀童十訓)’을 통해 길렀다. ‘단동치기 십계훈(檀童治基 十戒訓)’의 줄임말로 ‘단군 자손인 배달의 아이들이 지켜야 할 열 가지 가르침’이란 뜻이다. 특히 이 육아법은 아기 탄생 6개월 즈음부터 돌 전후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언제 누가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 수천년 전 단군시대부터 이 땅의 어머니들이 자식과 눈을 마주치며 재미있게 가르치던 놀이다. 모든 자식들은 어머니의 무릎 위에 앉아 무심코 ‘도리도리, 짝짜꿍, 건지곤지, 잼잼’을 따라하는 가운데 뇌가 발달됐고, 엄마와 아기가 살을 맞대고 사랑을 키우는 사이에 어느새 어린이로 훌쩍 자라기 시작했다.

아기가 바르게 잘 자랄 수 있도록 하는 ‘단동십훈’의 10가지 동작과 의미는 아래와 같다. 

1훈: 불아불아(弗亞弗亞)- 아기의 허리를 잡고 세워서 좌우로 기우뚱 기우뚱 흔들면서 ‘불아불아’ 한다. 하늘처럼 맑은 아기가 하늘에서 내려온 귀한 존재라는 뜻이다. 

2훈: 시상시상(侍上侍上)- 아기를 무릎 위에 앉혀놓고 앞뒤로 흔들면서 ‘시상시상’한다. 몸과 마음은 하늘과 땅과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므로 하늘을 섬기듯이 웃어른을 공경하라는 뜻이다. 

3훈: 도리도리(道理道理)- 머리를 좌우로 흔드는 동작으로 만물의 이치와 사람의 도리를 깨우쳐 도리와 어긋남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친다. 

4훈: 지암지암(持闇持闇)- ‘잼잼’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 두 손의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 하는 동작으로 참된 것은 잡아서 실천하고 잘못된 것은 가려서 멀리하라는 뜻이다. 

5훈: 건지곤지(乾知坤知)- 좌, 우 검지로 손바닥의 가운데를 찌르는 동작으로 ‘건’은 하늘을 뜻하고 ‘곤’은 땅을 뜻한다. 하늘과 땅의 이치를 깨달아 바른 일을 행하라는 의미이다. 

6훈: 섬마섬마(西摩西摩)- ‘서다’의 준말이다. 아기를 손바닥 위에 서 있게 하는 동작으로 다리 힘을 기르고 균형 잡기를 통해 독립을 키워주는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7훈: 업비업비(業非業非)- 아기가 위험한 물건을 만지려고 하거나 가지고 놀 때 못하게 하려고 “어비어비~” 라고도 한다. 자연 이치와 섭리에 맞지 않으면 벌을 받게 된다는 뜻이다.

8훈: 아합아합(亞合亞合)- 손바닥으로 입을 막았다 뗐다 하며 소리 낸다. 두 손을 가로 모아 잡으면 아(亞)자의 모양이 되어 천지의 완전한 질서가 내 몸속에서 하나가 되는 것을 상징한다. 

9훈: 작작궁 작작궁(作作宮 作作宮)- 두 손바닥을 마주치며 박수치는 동작이다. 음과 양의 에너지가 맞부딪혀 삶의 이치를 깨달았으니 손뼉을 치며 기쁘게 노래하고 춤을 추라는 뜻이다.

10훈: 질라아비 훨훨의(秩羅亞備 活活議)- 새가 날갯짓을 하듯이 팔을 조금 벌린 후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흔드는 것이다. 우주의 이치를 깨닫고 하늘과 땅의 기운을 받아 건강해지라는 뜻이다. 

최근 이러한 교육방법이 한국에서 최초로 생긴 배경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과 유럽에서 한국의 아이를 업는 방식인 ‘포대기’가 한류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육아용품점에서 포대기로 아이 업는 방법을 알려주는 강의도 한다는 소식이다. 

우리는 근대화 과정에서 포대기를 사용하면 촌스럽다고, 다리가 휜다는 핑계로 스스로 외면하고 유모차로 대신해왔다. 

그런데 우리 옛 선조들의 육아법이 외국인들에게 주목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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