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트리뷴 "한국드라마, 온라인 통해 팬 확보"

(시카고=연합뉴스) 미국에서 '온라인비디오'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한국 드라마가 시카고를 비롯한 미 전역에서 온라인 팬을 점진적으로 확보해가고 있다.

17일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새로운 웹 미디어의 개발을 통해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문화와 현상들이 미국에 소개되기 시작했고 한국드라마의 공급도 점차 활기를 띠어가고 있다.

뉴욕에 기반을 둔 인터넷 웹사이트 '드라마피버(DramaFever)'는 지난해 8월부터 미국과 캐나다지역에 한국드라마를 제공하고 있다.

'드라마피버'의 공동 창업자 박승씨에 따르면 이 사이트의 회원 25만명 중 70%가 비(非) 아시아계다. 박씨는 "아직은 장르와 편수가 한정돼 있기는 하지만 한국 주류 방송사들과의 협상을 통해 더 많은 최신 드라마를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드라마피버'측은 이달 초 NBC유니버설과 폭스사가 합작해 만든 동영상 사이트 '훌루(Hulu)'와 계약을 맺었다. 드라마피버는 매달 5개의 한국드라마를 훌루에 제공할 계획이며 향후 다른 아시안지역 국가들의 드라마도 공급할 예정이다.

박씨는 "한국 드라마의 인기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으나 접근방법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카고지역의 경우 한국방송 채널이 1개 있지만 아날로그 형식이라 화질이 떨어질 뿐 아니라 케이블 TV를 시청하는 가정에서는 전파가 잘 잡히지도 않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을 통해 한국드라마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은 팬들에게는 매우 고무적인 사실이다.

시카고에 거주하는 헤더 재그먼(39)은 "5년전 우연히 대장금(Jewel in the Palace)을 시청하게 된 이래 한국드라마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으나 DVD를 구하기가 쉽지 않고, 한국어를 할 수 없는 까닭에 한국 비디오 가게에서 드라마를 고를 수도 없는 형편이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재그먼은 지난해 동료로부터 드라마피버에 대한 정보를 들은 후 영어 자막이 뜨는 한국 TV드라마를 랩탑 컴퓨터를 통해 직접 시청할 수 있게 됐다.

일리노이대학의 영화 전문가 로버트 케이글은 "웹이 미국에서 한류와 한국드라마를 확산시키는 주요통로가 되고 있다"면서 "웹사이트는 비디오를 시청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온라인 팬 포럼도 주관하며 소셜네트워킹을 형성하는 등 팬 그룹을 놀랍게 성장시켜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드라마 팬을 자처하는 보 브라운은 "한국드라마 시청과 온라인 메시지 사용을 위한 인터넷 접속시간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한국드라마가 웹 사용습관을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한국 사극에 등장하는 화려한 전통의상 및 풍부한 장식들을 15인치 컴퓨터 화면으로 보고싶지 않다"며 웹을 통한 드라마 시청을 꺼리는 층도 있으나 새로운 웹 미디어 '온라인비디오'는 한국문화를 접하기 쉽지 않았던 미국 주류층에 효과적인 매체가 되고 있다.

드라마피버의 박씨는 "인터넷을 통해 한국드라마가 새로운 팬층을 확보하고 기존 팬들을 만족시켜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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