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종교교육학회 김세곤 회장. (사진촬영 송성자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한국종교교육학회 김세곤 회장

종교교육이 지향하는 목표
인간의 고통해결과 평화
교육으로 발현하자는 것 

4차산업 종교 수행에 활용
첨단기술로 신체 변화 측정
수행 효과 확산에 도움될 것 

첨단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 갈등 해결의 길은 종교
사람 마음의 폭 넓히는 작업
종교교육으로 계속 선도해야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다가올 첨단미래사회를 위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인공지능과 만능 로봇 인간들이 출현하면서 4차 산업의 진행속도는 인간의 뒤를 바짝 다가오고 있죠. 이러한 현실은 어쩌면 종교교육의 사회적 역할과 가치를 다시 한 번 새로이 되새겨보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욱 고결하고 참다운 의미의 종교교육의 길이 열리길 바랍니다.”

4차산업과 종교교육이라는 다소 생소한 주제가 만났다. 한국종교교육학회가 4차산업에 관심을 갖고 지난 4월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에서 관련 주제로 춘계학술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LG전자 이상봉 사장이 ‘산업혁명과 종교교육–4차 산업혁명의 특징과 그에 필요한 인재육성의 방안에 대한 제언’을 주제로 기조발제를 하고, 불교 천주교 개신교 원불교 통일교 대순진리회 등 각 종교계 학자들이 나와 4차산업과 종교교육을 연계한 발제 및 논평을 하는 등 종교학계에 신선한 화두를 던졌다.

첨단 기술의 융합체인 4차산업을 종교교육계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일까. 종교학자들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는 ‘4차산업과 종교교육’의 전망을 듣기 위해 한국종교교육학회 김세곤 회장을 만났다. 

그는 4차산업과 함께 다가온 첨단 기술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면서도 한편으로는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일반 교육과 종교교육의 차이점은.

일반적으로 교육은 우리가 사회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 소양을 쌓는 것이다. 이 교육은 문화나 시대적 상황에서 강조돼 왔다. 결국은 인간 내면의 잠재적인 소질이나 성향, 본인이 갖고 있는 역량을 잘 발현하게 하는 것이다. 종교교육은 말 그대로 종교가 갖는 원래의 목적을 교육을 통해 발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기본 취지다. 국내에는 종교가 다양하고 그 종교들이 지향하는 점들은 다소 차이가 있다. 그러나 종교 원래의 근본 취지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동안 일어나는 갈등, 고통을 해결하고 모든 인류가 보편적 가치를 공유·공존하고 함께 잘 사는 평화를 이루겠다는 취지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 모든 종교가 지향하는 목표는 근본적으로 같다는 차원이다.

― 종교교육과 4차산업은 어떤 관계가 있다고 보는가.

시대 사회가 변화되는 측면에서 교육도 발맞춰 가야 한다고 본다. 4차산업이 우리 한국사회에 화두가 된 것은 꽤 됐고, 새 정부가 탄생하면서 더 부각되는 계기가 됐지만 4차산업은 지구상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거부하거나 부인하기 어려운 그러한 흐름이 아니겠나 생각이 든다. 그러니 종교교육적 관점에서 4차산업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느냐를 포괄해서 논의해보자는 것이었다. 종교가 시대와 더불어 성장하고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어야 종교의 원래 목적이 더 잘 구현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측면에서 종교도 시대와 더불어 시대를 선도하면서 시대와 함께 나아가야 원래의 종교의 뜻이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종교교육에 적용가능한 4차산업 기술은 무엇이 있나.

지난 4월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을 불교적 명상이나 기독교적 기도나 묵상 등에 활용하는 것이다. 종교의 가르침 수행에서 나온 명상이라는 자체가 교육에 과연 어떤 형태로 도움을 주고 실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 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되지 않겠나 하는 측면이 있다. 명상을 함에 따른 신체내부의 변화들을 어느 정도까지 첨단 기술을 이용해 측정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통해 명상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입증해 더욱 확산시킬 수도 있을 것 같다.

▲ 한국종교교육학회 김세곤 회장이 4차산업혁명이 가져올 수 있는 우려 사항을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촬영 송성자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 이러한 가상현실 기술들이 ‘유일신’ 등 존재화한 ‘신’을 믿는 종교에는 반감을 일으킬 수도 있지 않을까.

특정신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모호할 수 있겠다. ‘신’의 존재를 개념적으로만 이해하는 부분에서 접근을 하는 종교도 있지만, 절대적인 존재로서의 ‘신’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불교에서도 부처를 선각자인 인간으로 볼 것인가, 신으로 볼 것인가를 놓고 논쟁이 있다.

― 가상현실 등 기술이 명상·기도 등을 도와줄 수 있나.

4차산업의 기술적인 측면은 인공지능을 비롯한 첨단기술을 활용한 증강현실 가상현실 현실처럼 나타나는 기술이기 때문에 그 기술을 해석하는 측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불교에서는 마음이 우주의 중심이라는 ‘유식’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그 중 영상문이 있다. 이는 감각을 뇌가 꾸민 허위라고 보고, 모든 것은 마음에서 온다는 개념이다. 가상과 허위, 즉 허황된 모습을 진짜인 것처럼 속임으로 우리 인간은 그 속임을 당하는 삶에서 아픔, 고통을 느낀다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등 기술을 접근할 수 있겠다.

― 종교계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생명공학 부분은 종교계에서 예상될 수 있는 문제를 생각하고 들여다봐야 한다. 지금은 4차 산업을 부인할 수 없는 대세가 됐지만, 분명히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 허구를 사전에 미리 진단하고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일테면 뇌이식 등 지능을 서로 바꾼다는 것이나, 로봇에게 인권을 적용시켜야 한다든지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 종교계가 동참하면서 부작용이 예상되는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 기술과 산업의 발달 속 종교가 갖는 고유의 역할은 뭐라고 보는가.

사회적 관계 속에서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식은 결국 종교가 길을 제시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 영성은 뭐 때문에 필요한가. 수행과 기도 등 깊은 신앙을 통해서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범위가 지구를 넘어 우주까지도 포괄해가야 한다. 그러한 큰 시각이 아니면 1,2,3차 산업의 결과 지구가 병들어왔던 것처럼 4차산업 기술 또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우주적 관점으로 다가갈 수 있는 영성이 필요하다. 또 인류가 문명화 된 역사 속에서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는 분쟁의 저변에 보면 그런 문제들이 있다.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아무리 좋은 시스템, 제도가 있어도 그것은 단지 사회와 국가끼리의 약속이다. 기술을 넘어서는 사람의 마음의 폭을 넓히는 작업을 종교교육이 선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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