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으로 입양됐던 입양아들이 이번 달에 어머니의 나라 한국을 찾아왔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어머니의 나라 찾아 온 해외 입양아들

[천지일보=김두나, 전형민, 김지윤 기자] 1960년, 1967년, 1974년, 1978년, 1984년…
말리의 집에서 만난 해외 입양아들. 그들은 서울시 지하철 노선도를 보며 고국 땅을 누빌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대부분 갓난 아기 때 미국으로 입양된 그들은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느낌이 어땠냐는 질문에 하나같이 매우 친근했으며 잘 아는 나라 같았다고 답했다.

무엇보다도 길거리에 나가면 자신들과 똑같이 생긴 ‘한국 사람’이 정말 많아서 신기했다며 서로를 보고 웃었다. 그러나 밝은 웃음 뒤엔 타국에서 한국인이 아닌 서양인들과 부딪히며 살아왔을 그들의 상처와 아픔이 살짝 묻어나기도 했다.

한국과 본인들이 자란 나라 미국 중에서 어느 나라에 살고 싶냐는 얄궂은 질문에 67년에 입양된 멀린다 디온(Melinda Dionne, 한국명 김창희) 씨는 “미국에 내 집이 있고 살아가는 것도 편하지만 한국에 더 자주 오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3년 전부터 매년 홀트일산복지타운에서 자원 봉사자로 일하고 있다.

60년에 입양된 캐런 코스터(Keren Closter, 한국명 임캐런) 씨 역시 한국에 자주 오고 싶다며 “다음 기회엔 가족들과 함께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여전히 해외로 입양되는 아이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물어봤을 때 그들 모두 부모를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건 좋다는 데 동의했다. 디온 씨는 “국내 입양이 먼저 되면 바랄 것도 없겠지만 한국에서는 입양을 창피해하기 때문에 고아원으로 보내느니 차라리 해외로 보내는 것이 부모 없는 아이들에게는 더 좋은 일”이라고 언급했다.

디온 씨 역시 친부모님을 만나고 싶어 고국을 찾았지만 아직 만나지 못한 상태다. 기관을 통해 입양이 되면 서류가 남아 있어 만날 가능성이 있지만 영아원이나 시립병원 등 버려진 아이들은 부모를 찾을만한 단서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디온 씨는 부모님을 찾기 위해 신문에 사진도 내고 조만간 방송국을 찾아가 인터뷰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기자에게도 “부모님을 찾고 싶다”고 부탁하며 아기였을 때의 사진을 보여줬다.

부모님을 만나고 싶어서 일 년에 한 번씩 한국에 자원봉사자로 오는 디온 씨. 그리고 자신이 태어난 뿌리를 알고 싶어 찾아온 말리의 집에서 만난 입양아들은 서로를 의지한 채 어머니의 나라 한국을 더 알기 위해 그날도 함께 길을 나섰다.

▲ 부모님을 찾고 싶어 3년간 홀트아동복지회의 자원봉사자로 일한 멀린다 디온(Melinda Dionne, 한국명 김창희) 씨 ⓒ천지일보(뉴스천지)
▲ 1967년 입양 당시의 김창희 씨 출생서류와 사진 ⓒ천지일보(뉴스천지)

*1967년 미국으로 입양된 김창희 씨를 아시는 분은 천지일보(02-1644-7533) 혹은 홀트아동복지회(031-914-6631)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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