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의 정상회담. (출처: 연합뉴스)

대화 제의에도 ICBM 두 차례 시험발사
文 원론적인 입장에 ‘코리아 패싱’ 우려
사드 배치… “명확한 상황인식에 의구심”
정상외교 채널 복원… 외교 성과 있어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100일을 앞두고 있지만, 한반도의 긴장감은 지난 박근혜 정권에 비해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엄중해진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지난 보수 정권과 같이 강대강이 아닌 대화와 제재를 병행할 것이라며 남북 군사회담과 적십자 회담 등을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은 우리 측의 대화 제안에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급 ‘화성-14형’을 시험 발사하며 오히려 한반도에 전운을 감돌게 했다.

▲ 북한의 ICBM급 미사일 ‘화성-14형’ (출처: 연합뉴스)

또 북한은 ICBM급 미사일 2차례 시험 발사로 미국 본토 타격을 시사하고 미국을 도발했다. 이어 ‘괌 포위사격’ 등의 발언으로 위협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북한에 ‘말폭탄’을 던지면서 군사적 옵션이 장전 됐다는 등 선제 타격론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도 중립을 유지하겠다고 나오는 등 긴장감이 격화되며 한반도에 전운이 감돌고 있는 상황은 지난 정권에 비해 깊어졌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전쟁은 두 번 다시 안 된다”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자 야당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소위 ‘운전대론’을 말하며 우리가 주도하겠다고 말했다면 무엇인가 메시지가 나와야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메시지가 나오지 않는 상황은 (정부) 스스로 한계를 보여주는 일면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한 대선 당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와 관련해 전략적 모호함이란 외교적 카드로 중국과의 관계 개선 및 한미 동맹을 주도하겠다고 밝혔지만,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사드 배치를 너무 쉽게 결정했다는 평가도 있다.

문화일보 인터뷰에 출연한 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외교·안보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집권했는데, 명확한 상황 인식이 의구심이 든다”며 “사드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추진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외교부분에 대한 성과도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빈틈이 생긴 정상외교의 공백이 문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G20 등 주요 국가 정상들과 만나 회담을 통해 정상외교 채널을 복구했다.

특히 취임 후 첫 정상외교 큰 숙제였던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후 공동성명에서 ‘한반도의 평화 통일 환경 조성에서 대한민국의 주도적 역할’ ‘남북 간 대화를 재개하려는 문 대통령의 열망 지지’ 등의 문구를 담으며 한미 간 동맹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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