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양유물수집가 전우홍씨가 헐버트 박사의 주도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거북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헐버트 박사 68주기 추모식’서 거북선 모형 공개
세계박람회 출품 위해 1903년경 만든 것으로 추정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헐버트 박사님은 조선의 역사, 문화를 세상에 알리셨습니다. 거북선을 만든 이유도 그래서였죠.”

11일 서울 마포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내 기독교선교 100주년기념관에서 만난 전우홍 해양유물수집가는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은 ‘헐버트 박사 68주기 추모식’이 열린 날로, 살아생전 헐버트 박사가 조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세계에 조선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가 국민에게 알려지는 자리였다.

특히 헐버트 박사가 만든 거북선 모형이 추모식 후 공개돼 참석자와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헐버트 박사와 거북선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에 따르면, 1886년 내한한 헐버트는 조선의 역사·문화를 탐구하면서 한민족의 문화적 우수성에 매료됐다. 헐버트는 특히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와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 발명에 감동했다.

그는 1899년 6월 미국 월간지 ‘하퍼스’에 ‘조선의 세계적 발명품이라는 제목으로 조선의 5대 발명품을 역사상 최초로 국제사회에 소개했다. 헐버트는 금속활자, 철갑선, 현수교, 폭발탄을 조선이 발명한 세계 최초의 발명품이라고 주장했으며, 한글은 세계 최초의 소리글자는 아니나 한글의 우수성은 세계제일이라며 조선의 세계적 발명품에 포함했다.

특히 헐버트는 여러 글에서 이순신 장군을 16세기 말 에스파냐의 무적함대를 격파한 영국의 드레이크(FrancisDrake) 제독과 같은 훌륭한 해전의 명장이라고 칭송했다. 또 헐버트 박사 주도하에 거북선 모형을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헐버트는 당시 쓰러져가는 조선을 미국 사회에 알리기 위해 이 거북선 모형을 활용하기로 했다.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세계박람회에 출품하기로 마음먹은 것.

그리하여 거북선 모형을 제작해 미국으로 가지고 갔으나, 주최 측이 해양전시관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전시를 거부했다. 헐버트 박사는 이를 두고 평생을 안타까워했다.

▲ 해양유물수집가 전우홍씨가 헐버트 박사의 주도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거북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거북선 모형 연구 계속되길”

이와 관련 전 수집가는 지난 2006년 9월 27일 미국 경매 사이트에서 길이 55인치(약 140cm) 크기의 거북선 모형을 낙찰받았다.

그는 “거북선 모형을 수집한 이후, 11년 만이나 지나서 공개한다”라며 “2010년까지는 1904년 미국에서 개최됐던 세인트루이스 세계박람회 전시 물품 내용과 관련한 자료 수집을 통해 고증에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 2010년 8월에 발간된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김동진 회장의 저서 ‘파란눈의 한국혼 헐버트’ 188쪽에 나오는 헐버트가 거북선을 세인트루이스 세계박람회에 전시하고자 했으나 실패하였다는 내용을 보고서 이후 헐버트를 추적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 수집가는 “그동안 충무공 이순신에 대한 연구는 학자들의 많은 연구로 민족의 최고의 영웅으로 추앙을 받고 있다”며 “하지만 거북선에 관해 관련 학자들이 연구와 발굴에 오랫동안 열정을 보였지만 거북선 형태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의문점이 존재하며 종합적인 의견이도출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선(韓船) 연구의 최고 석학이었던 고 김재근 박사에 의하면, 최고(最古)의 거북선 모형은 1950년대 한국 해군에서 미국 해군에 선물했던 거북선 모형으로 현재 워싱턴 소재 미국 해군본부 박물관에 있다고 단정했다.

이후에 많은 거북선 모형과 실물 복원은 거북선의 의문(문제)점을 해소하지 못한 채로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거북선 연구는 관련 학자들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관심사이다.

전 수집가는 “본 거북선 모형이 세인트루이스 세계박람회 출품을 위해 만든 거북선 모형이 사실이라면, 거북선 모형의 형태를 떠나 시간의 벽을 넘어서 거북선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가 될 것”이라며 “본 거북선에 대한 연구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