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출신 ‘3대 독립운동가’인 오희옥(91, 여) 지사가 여생을 보낼 주택이 처인구 원삼면 죽능리 527-5번지 자신의 고향에서 11일 첫 삽을 떴다. (제공: 용인시)

3대에 걸쳐 독립운동 오희옥 지사
여생 보낼 주택 마련에 각계각층 합심

[천지일보 용인=손성환 기자] 경기도 용인 출신으로서 3대에 걸쳐 독립운동에 헌신한 오희옥(91, 여) 지사가 여생을 보낼 주택이 오 지사의 고향인 처인구 원삼면 죽능리에 마련된다. 주택은 대지 720㎡에 방 2개와 거실, 주방을 갖춘 1층 단독주택으로 오는 12월 완공 예정이다.

오희옥 지사는 한말 의병장을 지낸 오인수(1867~1935)의 손녀이며, 만주지역에서 독립군으로 활동한 오광선 장군(1896~1967)의 차녀다. 오 지사는 2살 터울의 언니 오희영 지사(1925~1969)와 함께 1939년 4월 중국 류저우에서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에 입대해 일본군의 정보수집과 일본군 내 한국인 병사들의 탈출을 도왔으며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다.

오희옥 지사의 ‘고향정착 프로젝트’는 용인시 공무원, 시민들의 모금과 지역 기업들의 재능기부로 추진돼 광복절을 앞두고 그 의미를 더했다. 지난 3월 오 지사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고향인 용인으로 돌아가 살고 싶다’는 희망을 전하자 정찬민 시장과 3000여 공무원들이 나섰고, 해주 오씨 처사공파 소종중에서 종중 소유의 부지를 무상 제공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정찬민 시장과 공무원들은 자발적으로 모금한 성금 2133만원을 해주오씨 소종중에 주택건립비용으로 전했고, 용인독립운동기념사업회에서 후원금 100만원, 원삼면 기관단체장협의회가 후원금 500만원을 전했다.

관내 기업들도 재능기부로 주택건립에 동참했다. 건축설계와 골조공사는 ㈜유원건축사사무소가, 토목설계와 시공은 ㈜세화이엔씨와 인창건설이 각각 맡았다. 또 조경은 ㈜네이코스엔지니어링이, 전기·소방 등 설비는 매일전기와 승원엔지니어링㈜이 지원한다. 성남시에 있는 ㈜세이프로드가 울타리 설치하기로 해 다른 지역 기업도 참여했다.

지난 11일 열린 착공식에서 오 지사는 “도움을 주신 한분 한분이 진심으로 고맙고 나라 없는 설움에 힘들었던 시간들이 눈 녹듯 사라지는 것 같다”며 “이 한 몸 편안한 여생보다 나라 사랑에 몸 바친 선열들이 기억되고 존중받을 수 있도록 지역과 국가를 위해 더 노력하는 여생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정찬민 용인시장도 이날 인사말을 통해 “3대가 독립 운동에 헌신한다는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든 역사로, 용인에서 그러한 가문이 배출된 것이 자랑스럽다”며 “시민들이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한마음으로 오 지사를 모셔오기 위해 힘을 모아줘 더욱 뜻깊고 고맙다”고 말했다.

오 지사의 할아버지 오인수 의병장은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의병으로 투신해 용인과 안성 등지에서 활약했으며, 오 지사의 아버지 오광선 장군은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하고 대한독립군단 중대장, 광복군 장군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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