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 건립한‘강제징용 노동자상’을 바라보는 강제징용 피해자 김한수 할아버지(가운데)와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왼쪽)와 송영길 의원(오른쪽) ⓒ천지일보(뉴스천지)

“희미해지는 역사 우리가 바로 세워야”
日 단바망간 광산 이어 서울·인천 건립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일제 강점기 당시 아픈 역사인 ‘강제 징용 노동자’를 기억하기 위한 강제징용 노동자상이 12일 세워졌다.

이날 용산역 광장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시민사회단체들로 이루어진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 추진위원회’는 동상 제막식을 열고 과거의 아픔을 가진 용산역에서 치뤄진 것에 의미를 새겼다.
용산역 광장은 최소 100만명 이상의 조선인이 나가사키 군함도, 사할린, 쿠릴 열도, 남양군도 등으로 동원된 것으로 전해진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용산역에 대해 “용산역은 일제 강점기 시절 소위 ‘인간창고’로 불렸던 곳으로 일제에 의해 강제동원된 조선인을 노예처럼 수용했던 곳이냐 수많은 조선인들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던 참혹한 역사의 현장”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 신채호의 말 처럼 희미해져가는 역사를 우리손으로 바로 세우기 위함”이라며 “전범국 일본의 실체를 널리 알려 이제라도 일본 정부의 공식 인정과 사죄를 받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많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노동자들의 의지로 한국 땅에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세워낸 것을 역사는 잊지 않을 것”이라며 “아직 지하 갱도에 묻혀 있을 선배 노동자들의 억울한 죽음을 생각하면 원통하지만 이렇게 나마 조국 땅 하늘 아래 조선인 노동자들의 영령을 모실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제막식을 찾은 강제징용의 피해자 김한수 할아버지는 “왜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도 당시 젊은이들을 강제로 노동시키고 고생시킨 것에 대해 사죄하지 않는가. 대한민국 정부는 왜 일본에 그 죄를 묻지 못하고 가만히 있는 것인가. 피해자들이 죽어 없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인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꼬집었다.

양대노총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3월 서울지역에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건립할 예정이었지만, 당시 정부의 부지불허 방침에 따라 관계부처와 진행한 협의가 진행되지 않았다.

강제징용 노동자상은 일본 단바망간 광산에 이어 이날 서울·인천 지역에서 건립되고 경남과 제주지역에도 건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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