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원수좌회 대표 의정스님. ⓒ천지일보(뉴스천지)DB

선원수좌회 만장일치로 대회 개최 결의하자
조계종 “수좌회 대표자들, 뼈아픈 자성 필요”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수행승들의 모임인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가 종단의 적폐청산을 표방하는 전국승려대회를 결의한 데 대해 조계종 총무원이 난색을 보였다.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자승스님)은 11일 대변인이자 기획실장인 주경스님 명의로 ‘35대 총무원장 선거에 즈음한 총무원 집행부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승려대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계종은 승려대회를 “일부의 정치적 선전선동 행위”라고 평가절하했다.

조계종은 수좌대회를 계획한 스님들이 수좌의 이름을 내세워 정치적 입지를 가지려 한다고 주장하며 “어느 때보다 안정적이며 화합된 분위기에서 진행돼야 할 종단의 중요한 선거 시기를 맞아 혼란을 책동하는 그들을 사람들은 정치수좌라고 지적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계종은 이번 선원수좌회 모임에 100여개 선원 중 불과 10여개 안팎 선원의 수좌만이 참석했고, 종단 징계자들과 사미 등이 자리에 함께했다며 “기본적인 회의의 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종단의 중요한 선거 시기를 맞아 안정과 화합을 저해하는 일부 정치승들의 선전선동을 단박에 깨쳐 바로잡지 못할지언정 그들의 논리와 주장에 동조하는 행위는 선원에서 정진하는 본분납자들의 치열한 구도행을 매도하고 욕되게 하는 것”이라며 “수좌회의 대표자 지위에 있는 분들의 뼈아픈 자성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앞서 9일 전국선원수좌회는 대구 서봉사에서 ‘대표자 모임’을 열어 전국승려대회 개최의 건을 참석자 82명 전원 찬성으로 결의했다. 수좌회는 ‘은처승, 도박승, 폭력승, 매관매직승, 금권선거 척결 등 청정승가 구현 활동’도 벌이기로 결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전국수좌회 공동대표 의정스님, 의장 월암스님 등 선원 대표 스님과 종단에서 제적된 전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과 대안스님 등이 참석했으며, 추후 논의를 통해 승려대회 일정과 장소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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