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연합뉴스)

‘일감 몰아주기’ 규제 벗어나
스틱컨소시엄 2500억에 매수
“대주주 지분 추가로 낮출 것”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한화그룹이 총수 일가가 보유한 정보기술(IT) 계열사 한화S&C SI사업부의 지분 절반가량을 국내 사모펀드에 매각한다.

새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대비하기 위해 논란이 돼 온 사업부를 정리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화는 한화S&C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 오해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

한화S&C는 11일 스틱인베스트먼트에서 운용하는 ‘스틱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 컨소시엄’에 한화S&C의 정보기술 서비스 사업부문 지분 44.6%를 2500억원에 매각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화S&C는 오는 10월 중으로 기존 존속법인과 사업부문 법인으로 물적분할되며, 스틱컨소시엄은 분할된 사업부문 법인의 일부 지분을 인수하게 된다. 한화S&C의 존속 법인에는 한화에너지 등 계열사 지분 및 조직 일부만 남게 된다.

스틱컨소시엄은 지난달 28일 한화S&C 본입찰에 참여했으며 31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한화S&C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 회사다.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50%,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삼남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 각각 25%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총수 일가 지분이 비상장사의 경우 30%가 넘으면 내부거래 비중을 조사해 과징금 부과 등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화S&C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 8759억원 중 절반 가까이가 한화그룹 계열사 내부거래였다. 이 때문에 한화S&C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한 이후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이번 매각 대상인 SI사업부는 내부 거래 비중이 70%를 넘는다. 상당수 대기업들이 보안 문제 등을 이유로 그룹 내 SI계열사들에게 일감을 맡기고 있지만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한화S&C를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사례로 지목해 예의주시해 왔다.

한화S&C는 “그동안 공정거래법 상 일감몰아주기 규제 법안의 취지에 부응하기 위한 방안을 여러 모로 검토해 왔다”며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분할된 법인의 대주주 지분율을 낮추는 동시에 외부 투자자의 사업관리 역량을 활용한 IT 사업의 발전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한화S&C는 분할된 신설법인의 대주주 지분율을 추가적으로 낮추는 조치들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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