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스틸. (제공: 팀플레이예술기획㈜)

다양한 사랑, 현실적으로 표현
“결국 봄은 온다” 희망 메시지 담아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누구나 한번쯤 사랑을 한다. 그 모양은 너무나 다양하다. 사랑이 낭만적이고 아름답기만 하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예쁘고 순수한 사랑이 있다면 엇갈린 사랑, 집작하고 비뚤어져 버린 사랑도 있다.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연출 변정주)’는 지독할 정도로 치열하게 사랑하는 20대 청춘을 이야기한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는 20대 청춘의 현실적 고뇌, 본질에 충실한 사랑과 미련, 집착 등의 사랑을 함으로써 표현되는 다양한 감정들을 뮤지컬 언어와 무대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대표적인 한국 창작 뮤지컬의 스테디셀러다.

달동네에 있는 친구 ‘하운두’의 자취방에 얹혀사는 ‘캣츠비’는 오늘도 ‘페르수’와 함께 방에서 데이트를 한다. 침대에서 일어난 페르수는 난데없이 캣츠비에게 청첩장을 건네며 “헤어지자. 지긋지긋해”라고 말한다. 예상치 못한 이별에 캣츠비가 괴로워하자 하운두가 술잔을 기울이며 위로해준다. 그런 하운드 역시 정상적인 사랑이 아닌 유부녀의 사랑을 갈구한다.

“편해지고 싶다”며 캣츠비를 떠난 페르수는 ‘부르독’이라는 부잣집에 시집가지만 부르독은 페르수와 결혼하고도 죽은 아내를 잊지 못한다. 아내 물건에 함부로 손을 댄 페르수에게 불같이 화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을 연다. 하지만 페르수는 자신에게 진정한 사랑은 캣츠비라는 것을 깨닫는다.

▲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스틸. (제공: 팀플레이예술기획㈜)

이별의 아픔으로 괴로워하던 캣츠비는 마술처럼 엉뚱하지만 맑고 순수한 ‘선’을 만난다. 소심하고 머뭇거리는 자신과 다르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실천하는 선에게 캣츠비는 점점 빠져든다. 둘은 다른 연인처럼 데이트도 하고 서로 싸우기도 하면서 사랑을 키운다. 그 곁에는 페르수가 계속 맴돈다. 그러던 어느 날 페르수는 캣츠비에게 나타나 엄청난 사실을 고백한다.

지난 2015년 초연 이후 중극장에서 소극장으로 장소를 옮기고, 인터미션을 없앴다. 변정주 연출은 “무대 위에서의 시간과 공간의 이동을 서사적 전개보다는 무대적 표현으로 전개해 관객에 더 흥미롭게 다가가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 노래를 다듬어 한층 빠른 템포로 높은 몰입도를 선사하는 등 재정비해 대학로로 돌아왔다. 허수현 음악감독은 “초연에는 5인조 라이브 밴드였고 완전한 송스루 형태였는데 음악 안에 드라마를 가두다 보니 인물들의 아픔이나 감정이 잘 보이지 않았다”며 “이번 시즌에는 음악적인 구조를 바꿔 드라마가 더 강화될 수 있도록 음악을 좀 덜어냈고, 주인공들의 아픔을 보다 잘 표현하기 위해 현악기를 추가해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스틸. (제공: 팀플레이예술기획㈜)

극은 5명의 엇갈린 사랑이야기를 미래와 과거를 오가며 그려낸다. 힘든 현실 환경에도 서툴지만 서로 아프고도 지독한 사랑을 꿋꿋하게 지켜나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그려 낸다.

주인공 캣츠비는 N포세대인 요즘 청년들을 대변한다. 친구 집에 얹혀사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페르수를 사랑함에도 결혼할 수 없다고 단정 짓고, 페르수의 일방적인 이별통보를 받아들인다. 선을 만나고 다시 삶을 재시작하려고 하지만 취업난이라는 벽에 또 부딪혀 자존감을 잃는다.

캣츠비를 만나 새로운 삶은 꿈꾸는 선은 초긍정적인 성격임에도 경제적인 문제에 부딪힌다. 요즘 청년들의 씁쓸한 현실을 보는 듯하다.

5명의 주인공은 순수한 사랑으로 시작해 집착과 갈등 등 치열하게 사랑한다. 남녀 간 사랑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처럼 이 작품은 성장통에 관한 이야기다. 패배감과 좌절감에 빠진 인물들이 사건을 통해서 아픔을 겪고 성장해 나간다. “겨울이 생각보다 길고 깊어도 가라앉지 마라. 봄은 온다”라는 캣츠비의 대사처럼 아픈 상황들을 겪어내고 다 함께 성장해나가자는 희망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다.

캣츠비 역에 조상웅·김지휘·이우종·천지 등이, 하운두 역에 정태우·김지철·유권·현성 등이 캐스팅돼 무대에 오른다. 또 페르수 역에 강웅곤·김민주·양서윤, 선 역에 유주혜·해나·김주연, 부르독 역에 원종한·최연동, 몽부인 역에 김아영·가희가 캐스팅돼 열연한다.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는 오는 10월 1일까지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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