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신학대학교들이 학생 수 감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풀러신학교, 학생 수 감소로 지역 캠퍼스 폐쇄
지원자 ‘0명’ 신학대도… 손쓰고 있지만 역부족
국내신학교도 충원율 미달 급증에 경쟁률 감소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미국의 신학대학교들이 학생 수 감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학생 수 감소로 운영난에 빠진 신학교들은 해결을 위해 구조조정 등 손을 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최근 미국의 대표 신학교로 손꼽히는 풀러신학교(Fuller Theological Seminary)가 학생 수 감소로 지역 캠퍼스를 폐쇄하기로 하면서 신학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풀러신학교 마크 래버튼 총장은 지난달 17일 공식 이메일을 통해 시애틀(Seattle), 멘로 파크(Menlo Park), 오렌지카운티(Orange County)의 캠퍼스를 닫겠다고 밝혔다고 한 교계신문이 보도했다. 래버튼 총장은 피닉스(Phoenix)에서 진행했던 석사(M.Div)과정을 비롯해 MAT, MATM 및 MAICS 학위 프로그램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래버튼 총장은 캠퍼스 폐쇄 결정이 신학생 감소로 인한 재정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3~2017년 사이 학생 등록률을 보면 온라인 과정 등록은 50%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지역 캠퍼스는 등록률이 30%나 감소했다”며 “등록률 감소는 학교 재정 상태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신학생 감소 현상은 미국 신학교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신학교 인준 기관으로 북미주 지역 400여개 이상의 신학대학원을 관할하고 있는 북미신학교협회(ATS)의 2016년 가을학기 통계에 따르면 석사(M.Div) 과정을 밟는 신학생은 2012년(3만 2166명) 보다 약 3000명 감소한 총 2만 9390명으로 나타났다.

미국 최대 주류 교단인 남침례교회가 운영해온 서던뱁티스트대학은 지난해 가을학기 재적수도 10년(2006~2016년) 사이 500여명이 줄었다. 이 밖에도 샌프란시스코신학교는 학생 수가 547명에서 175명, 리폼드신학교는 1249명에서 1059명, 풀러신학교는 3949명에서 3091명, 클레어몬트신학교는 434명에서 379명으로 감소했다.

미국의 언론사들 역시 지원자가 아예 ‘0명’인 신학교가 한두 곳이 아닐 정도로 운영상 어려움에 처한 학교가 많다는 점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이로 인한 부작용 역시 심각하다. 학생 수 감소로 재정이 불안해진 신학교들은 학비를 인상하기 시작했고, 교수들도 풀타임에서 파트타임으로 전환되면서 설 곳을 잃어가고 있다.

국내 신학교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교육부가 공개한 2016년도 입학 통계에 따르면 국내 신학대학원 입학 경쟁률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충원율 미달인 신학교 숫자도 급증하고 있다.

지원자 감소로 존립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신학교들은 통폐합 및 정원 감축을 미봉책으로 내놓고 있다. 예장통합 총회는 지난해 정기총회 결의에 따라 올해를 시작으로 향후 3년간 신대원 신입생 정원을 감축하기로 했다. 예장대신 총회는 총회신학교 연구과정 학생들을 안양대 신대원과 통합하기로 했다. 예장합동 총회는 지난 정기총회에서 총신대 신대원의 야간과정을 폐지하기로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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